다회 헌혈자로 정년까지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지만 700회라는 기록(!)에 도달한 지금, 헌혈은 제 삶에서 가장 정직하고 숭고한 약속 그 이상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뜨거운 마음으로 헌혈의 집을 매번 찾으면서도, 문득문득 마음 한구석에 무겁게 남는 '후회'와 '반성'의 순간들이 없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요
그 길을 걸어오며 마주한, 헌혈을 하며 가장 후회되고 안타까운 순간들을 돌아봅니다.
헌혈자에게 가장 큰 무력감과 후회를 주는 순간은, 나누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문진실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을 때입니다. 전날 밤 조금 과로했다는 이유로 수치가 떨어졌을 때, 감기약 한 알을 무심히 먹어 바늘을 꽂지 못하게 되었을 때의 후회는 생각보다 깊습니다. 내 몸이 오롯이 나만의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생명을 품을 수도 있는 '공공의 영토'였음을 뒤늦게 깨달으며, 스스로의 몸을 더 소중히 돌보지 못했던 지난 며칠의 게으름을 자바카라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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