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과 질바카라 사이에서

by고혜정

오래전, 한 스님의 이야기를 들었다.

사람은 칭찬을 들을 때와 질바카라을 들을 때 서로 다른 기준을 적용하며 살아간다는 이야기였다.


칭찬은 별다른 의심 없이 온전히 내 공으로 가만히 받아들이지만, 질바카라을 들으면 어떻게든 억울한 상황을 설명해 보며 그 무게를 조금이라도 덜어내려 애쓴다는 말이었다.


비록 짧고 단순한 이야기였지만 오랫동안 마음 한구석에 묵직한 잔향으로 남아 있었다. 곰곰이 지나온 삶을 돌아보니 나 역시 그 이야기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않는 사람이었다. 소소한 칭찬 한마디에도 하루 종일 기분이 들떠 있었고, 무심코 스쳐 지나간 가벼운 지적 하나에는 가슴이 쿵 내려앉아 밤새 마음을 어지럽히곤 했다. 돌이켜보면 상대의 말 그 자체보다, 그 말을 손에 움켜쥔 채 놓아주지 못하는 내 안의 좁은 마음이 더 큰 문제였는지도 모른다.

잘한 일은 내 공으로 여기면서도, 작은 지적에는 억울함부터 앞섰다.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 보다 왜 그런 말을 들었는지를 더 오래 붙잡고 있었다.

그때마다 사정없이 흔들렸던 것은 타인의 언어가 아니라, 바로 내 안에 서 있던 불안한 기준이었다. 그 사실을 깨닫고 난 뒤부터 나 자신과 스스로 약속을 하고 조금씩 연습을 시작했다.

칭찬은 고맙게 받되 오래 붙들지 않고, 질바카라은 감정을 가라앉힌 뒤 그 안에서 배울 것이 있는지 살펴보려 했다.


물론 쉽지 않았다. 칭찬에는 쉽게 기대고, 질바카라 앞에서는 금세 마음이 굳었다. 하지만 한 걸음 물러나 바라보는 시간을 늘리자 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칭찬은 나를 완성하는 훈장이 아니었으며, 질바카라은 나를 무너뜨리는 심판도 아니었다. 둘 다 그저 나를 거쳐 잠시 스쳐 지나가는 타인의 수많은 의견 중 하나일 뿐이었다.


그 이후로는 칭찬에도 쉽게 들뜨지 않으려 하고, 질바카라에도 곧바로 마음의 문을 닫지 않으려 한다. 지금도 흔들리지만, 예전처럼 오래 흔들리지는 않는다.


진정한 마음의 평온은 칭찬을 많이 듣는 삶에 있는 것이 아니라, 칭찬과 질바카라 어느 쪽에도 지나치게 흔들리지 않는 단단함에 있다. 오늘도 나는 나를 향해 불어오는 수많은 말들 사이에서 조용히 중심을 잡는 연습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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