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을 빼야 비로소 보이는 나의 방식

도전

by계발자
image.png이미지 출처 : https://v.daum.net/v/XvwlGPvmpy?f=p

"주변에 비해 취업 준비 역량은 부족했고 취업 전에 정점을 찍기 위해 도전했다.

취업준비하면서 자존감도 많이 떨어졌는데 가장 나답게 임하다보니 우승을 했고, 덕분에 자신감도 생겼다."


2026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분장놀이에서 ‘백자 잉어 모양 연적’으로 분장해 대상을 받은 한 취업준비생의 이야기였다. 취업을 앞두고 자신감이 떨어진 상황에서 대학 생활의 마지막을 의미 있게 장식하고 싶어 시작한 도전이었다고 한다. 큰 기대 없이 참여한 일이 수상으로 이어졌고, 그 경험은 취업을 준비하는 자신에게 새로운 자신감을 안겨주었다고 한다.


간절히 바랄 때 이뤄지는 것도 있지만 이처럼 인생의 우연이 생길때가 있다. 처음부터 인생을 바꿀 만한 목표를 세우거나 대단한 각오로 시작하지 않아도, 우연히 시작한 일이 예상하지 못한 기회가 되기도 한다. '한번 해볼까?'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경험이 새로운 적성과 가능성을 발견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때로는 무언가를 반드시 해내야 한다는 부담을 내려놓았을 때 나다운 모습이 나오기도 한다.


첫 회사에서 7년을 근무한 뒤 정규직 전환 면접을 앞두고 있었을 때다.


"면접 엄청 자신 있나 보다? 준비를 하나도 안 하는 거야?"

동기 언니가 무심결에 내게 던진 말이었다.


생각하지 않고 있었는데 그 말을 듣고 주변을 둘러보니 면접을 앞둔 동료들은 예상 질문과 답변을 정리하고, 형광펜으로 중요한 부분을 표시해가며 열심히 외우고 있었다. 반면 나는 별다른 준비 없이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언니에게는 내가 간절하지 않거나 면접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사람처럼 보였을지도 모른다.


당시에 정규직 면접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기도 했고, 6개월 동안 현장에서 직접 경험한 나를 믿었다. 면접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기보다 내가 해온 일과 현장에서 느낀 점을 솔직하게 정리해 이야기하면 충분할 것 같았다. 당시 20대 후반의 취업난 속에서 불안한 마음으로 면접을 준비하던 동료들에 비하면 여유로워 보였을 수도 있다. 어쩌면 조금 건방져 보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지난 6개월 동안 내가 동료들에게 보여준 모습이 면접장에서의 몇 마디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미 현장 평가를 기반으로 면접은 진행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하루 10시간씩 동료들과의 관계 속에서 쌓아온 시간이 있었고, 그 경험이 나를 대신해 말해줄 것이라고 믿었다.


결과적으로 정규직 전환에 성공했다.


지금 돌아보면 그때 내가 면접 준비를 소홀히 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다른 사람의 준비 방식을 그대로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을 뿐이다. 이미 경험한 일을 내 언어로 설명하는 것이 나에게는 더 자연스러운 준비였다.


우리는 중요한 순간일수록 힘을 주곤 한다. 남들보다 더 많이 준비해야 할 것 같고, 더 완벽한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 같고, 조금이라도 부족하면 기회를 놓칠 것 같은 불안에 사로잡힌다. 그러다 보면 정작 내가 가진 경험과 강점을 보여주기보다 다른 사람의 방식으로 나를 꾸미는 데 집중하기도 한다.


노력하지 않아도 좋은 결과가 따라온다는 건 아니다.


다만 모든 기회 앞에서 똑같은 방식으로 힘을 줄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순간에는 더 많이 준비하는 것보다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을 믿는 일이 중요하고, 어떤 순간에는 결과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고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방식으로 시도하는 일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힘을 빼고 나답게 임한다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다. 그동안 쌓아온 나를 믿고, 나만의 방식으로 도전하는 일이다.


어쩌면 다음 기회를 만드는 것은 거창한 계획이나 완벽한 준비가 아니라,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작은 시도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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