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카지노에 입성을 하고 초라한 내 구독자 수에 한참을 혼자 의기소침했었다.
200명, 300명씩 구독자를 보유하고 계신 작가님들은 거대한 성처럼 보였었다.
그 성을 언제 어떻게 다 올라간단 말이냐...
나로서는 그분들의 발뒤꿈치만큼도 따라 할 수 없는 일인 듯 그렇게 좌절했었다.
구독자수 24명으로 일 년 반을 그렇게 살았다.
글을 쓰면 뭐 하나... 누가 읽지를 않는데..
글을 올리면 내 소중한 24명 중 그날따라 시간이 좀 남은 구독작가님들이나, 아니면 지나가다가 발에 밟혀 귀찮은 어린애 떼어내듯 잠시 뒤돌아본 이름 모를 분들이 인심 쓰듯 눌러준 하트 몇 개뿐이었다.
그 시절엔 내가 먼저 구독을 눌러도 맞구독은 거의 돌아오지 않았다.
한 작가분이 계셨다.
해외에 사셨고, 혼자서 아이를 키우느라 얼마나 애를 쓰시던지...
그분이 아이와의 일화를 올리면 꼭 읽고 댓글도 달아 소통을 이어갔다.
당연히 나는 진작에 그분의 온라인카지노 구독을 눌렀었고..
매번 나에게 다정한 답글을 주시지만 그분은 절대 나를 구독하지 않았다.
워낙 아무도 구독을 안 하시는 분인가 보니.. 그렇지도 않았다.
다른 분들것은 많이 구독하시면서 나에게는 오랜 시간 구독의 곁을 내주지 않았다.
어느 날 나는... 슬며시 그분의 온라인카지노 구독취소를 눌렀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분이 어디서 어떻게 글을 쓰고 계신지도 모른다.
그 뒤로 나는 어느 작가님이건 내가 먼저 구독을 누르지 않게 되었다.
도도하게 모가지가 뻣뻣해서는 아니고...
상처받아 구독취소를 누르는 일을 없게 하고 싶었다.
그리고 본인의 구독자수가 현저히 적은 분들은 본인만의 구독을 결정하는 룰이 있으신 거 같아 더 조심스러웠다.
내가 먼저 구독을 눌렀다가 맞구독을 해줄 수 없어 난감해하실까 봐 또 구독을 누를 수가 없다.
대신... 대신....
누군가 나에게 구독 프러포즈를 날리면 나는 빛의 속도로 맞구독을 눌러 프러포즈를 덥석 받는다.
고맙고 고마워서..
가장 기쁜 일은 내가 어느 분의 구독자 일 번이 되어 드리는 일이다.
내 구독자 일 번 작가님은 지금은 글을 쓰시지 않지만 그 고마움은 잊을 수가 없어 나도 누군가에게 일 번 구독자가 되어주고 싶다.
작가님들이 구독을 날려 주시고 나는 춤추며 맞구독으로 키스를 날려 소통을 이어갈 때가 있다.
유난히 말이 잘 통하거나, 맞받아치는 유머코드가 딱딱 들어맞아 바닥을 구르며 웃거나, 따뜻한 마음이 서로의 마음 깊이 닿아서 보이지 않는 손을 맞잡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때도 있다.
그럴 때 나는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그리웠던 친구를 만난 듯 기쁘다.
나이도 모르고, 성별도 알쏭달쏭하며, 생김새도 모르는 그 친구가 나는 참 좋다.
그저 글 위에 써 내려간 속마음을 알아봐 주며 다정히 건네는 한마디 말에 하루를 살 때도 있다.
아무도 모르는 나의 비밀 친구들이 꽤 계시다.
너무 사랑스러워서 죽겠는...
하지만 나는 아직도 구독이 어렵다.
이 바보 같은 친구는 대문자 I에 소심하기가 그지없고, 손 대기만 해도 으스러지는 생두부 마냥 상처는 살 속에 깊이 박힌다.
그래서 선구독이라는 선한 영향력을 포기해 버리고 후구독, 맞구독이라는 방법으로 이곳에서 살아간다.
이제 온라인카지노에 들어와서 살게 된 지도 꽤 되었고 이곳에서 산전수전 공중전도 많이 겪었으니 처음에 놀라 구독취소로 까지 이어졌던 경험은 멀리 보내버리고 구독을 더 이상 두려워하지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쉽지 않다.
맞구독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좀 어떤가 말이다.
글이 미치도록 쓰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
아이들이 모두 학교에 가고 나면 어질러진 아침 식탁에 앉아 미친 사람처럼 글을 쓰고 탈진이 되어 쓰러져 잤던 시간이 있었다.
아무도 보지 않는 글을 하염없이 썼었다.
젊디 젊었던 나는 닫힌 언어로 인한 답답함과 한국의 주민등록증과 같은 소셜카드에 찍힌 '일 할 수 없음'이라는 도장 앞에서 주저앉았고 아무것도 할수없음의 절망감을 그렇게 토해냈었다.
이제는 영주권을 획득하여 어느 곳에서나 일할 수 있는 몸이 되었고 그때보다 더해진 나이로 인해 조금 더 다듬어진 글을 쓰고, 비밀친구들이 찾아와 글을 읽고 편지까지 남겨주니 이보다 더 행복할 수는 없다.
어느 바카라에서 보니 좋은 글은 평범한 농부도 이해할 수 있는 글이라고 한다.
농부를 비약하는 건 아니지만 평생을 바카라에만 둘러싸여 사는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는 글이 아니라 그렇게 누구든지 읽어보면 알 수 있는 글이 좋은 글이라는 말인 것 같다.
나도 그렇게 좋은 글을 쓰고 싶은 소망을 가져본다.
비밀친우들과 시시껄렁한 농담을 주고받으며 그렇게 오래오래 이곳에 있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