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소금 어디 있어, 이거 쓰면 돼?”
부엌에서 부른다. 아이들이 아니다. 어쩌다가 밥 하는 남편이 나를 부른다.
설거지를 하다가도 묻는다.
“엄마, 이거 식기세척기 넣어도 되는 거야?”
아이들의 '엄마' 소리만으로도 귀가 쟁쟁한데,
남편까지 나를 “엄마”라고 부른다.
“자기가 오늘 이거 좀 해.”
육아휴직으로 집에 있게 되면서부터, 신랑은 나에게 뭔가 시키기 시작했다.
사소하게는 우편물 수령부터 전화나 인터넷으로 알아봐야 하는 정보, 심지어 어디에 가서 뭘 사 오라는 것까지. 처음에는 내가 시간이 많으니 으레 해주었는데, 점점 할 일이 늘어났다.
그런데 그 말투가 부탁이 아니라 지시였다.
“부탁해”라고 해도 귀찮을 일을 당연하게 시키니, 그냥 하고 말긴 해도 서운할 때가 많았다.
서운함이 쌓이면 화가 되기도 했다.
그래도 아이 키우는 일이 워낙 커서, 감정 따위 쌓아둘 사치를 부리지 못했다.
그런데 미국에 정착하면서 신랑이 다시 나에게 시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아이들과 마찰이었다.
아이들은 미국 학교에 적응하느라 스트레스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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