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들었으면 됐잖아
미국에서 집을 사야했다.
매달 나가는 월세가 이백삽심만 원쯤 됐다.
비교적 물가가 싸다는 동네라지만, 환율이 치솟아 한국에서 가져온 돈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그 돈이면 차라리 대출을 받아 내 집에 사는 게 낫겠다 싶었다.
살고 있는 집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 방이 2개 뿐이었다.
고등학생 두 명을 한 방에 몰아넣고 마음이 내내 편치 않았다.
아이들이 다투거나 시험이 겹쳐 잠을 설쳤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집이 좁아서 그런가 싶었다.
집을 사려고 많이 돌아다녔다.
우리나라 아파트처럼 모두 같은 모습이면 얼마나 좋을까. 집은 하나같이 다른 모습이었다.
연식이 같더라도 같은 수준의 집이라고 볼 수 없었다. 구조가 모두 달랐고, 집의 장단점도 제각각이었다.
겉으로 보이는 것 뿐 아니라, 지붕 상태, 물샘 흔적, 벽이 갈라졌는지, 보일러 연식, 창문 틈새까지 신경 쓸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1년이 지나자 마침내 마음에 드는 집을 발견했고 계약까지 했다.
잔금을 치르기 전까지 전문가를 고용해 집 상태를 꼼꼼히 확인하는, '인스펙션'을 해야 했다.
그날도 우리는 새로 살게 될 집 이야기를 하며 산바카라했다.
“그 집에 파티오가 문제라며?”
“데크.”
인스펙션에서 뒤뜰 데크가 집 쪽으로 기울어져 있고, 지지 부분 마모가 심하다고 했다.
이야기 흐름으로 봐도 내가 말한 건 ‘데크’였다. 데크와 파티오 둘 다 뒷마당 구조물이었다.
파티오도 손을 봐야 했기에 머릿속에 맴돌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데크를 파티오라고 말했다.
단어 하나를 잘못 말했을 뿐인데 신랑은 꼭 집어 '데크'라고 수정해줬다.
솔직히 파티오와 데크를 구분한 지도 얼마 되지 않았다. 남편이라고 크게 다르지도 않았다. 우리 둘 다 미국 집 용어에는 아직 서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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