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타락과 상처를 바라보는 예술

기독교 세계관과 현대미술 비평

by김남효 Jeff 지민
그냥 괜찮은 척하면 안 될까?
다들 그렇게 살아가잖아.
“
그런데 왜 자꾸 마음 한쪽이 걸리지?


“저 무너진 집도,

버려진 물건도,

끝나지 않은 전쟁도……

정말 나와 상관없는 일일까?”


우리는 아름다운 것을 보고 싶어 합니다.


상처보다는 회복을,

폐허보다는 완성된 건물을 바라보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삶은 좀처럼 아름다운 장면만 보여주지 않습니다.


열심히 일해도 제자리인 날이 있고, 좋은 의도로 시작한 일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남기기도 합니다.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오래된 동네와 기억이 사라지고,

전쟁이 끝난 자리에서는 수십 년이 지나도 폭발물이 발견됩니다.


성경은 인간이 살아가는 이 현실을 뜻밖에 솔직한 언어로 기록합니다.

“땅이 너로 말미암아 저주를 받고 너는 네 평생에 수고하여야 그 소산을 먹으리라.”

— 창세기 3장 17절


그리고 인간만이 아니라 세계 전체가 고통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피조물이 다 이제까지 함께 탄식하며 함께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을 우리가 아느니라.”

— 로마서 8장 22절


이 두 문장을 반드시 종교적 교리로만 읽을 필요는 없습니다.

땅과 노동, 인간과 자연, 개인과 슬롯의 관계가 어딘가 어긋나 있다는 오래된 진술로 읽어도 좋습니다.


기독교에서 ‘타락’은 몇몇 사람이 나쁜 행동을 저질렀다는 뜻이 아닙니다. 선하게 시작한 능력이 엉뚱한 방향으로 사용되고, 서로를 돌보아야 할 관계가 지배와 경쟁으로 변하며, 인간을 편리하게 하려고 만든 제도가 오히려 인간을 압박하는 상태를 가리킵니다.


예술은 바로 그 어긋남을 감지합니다.


그렇다면 예술은 상처를 아름답게 포장해야 할까요.

아니면 불편하더라도 끝까지 바라보아야 할까요.


1. 폭탄이 태양이 될 때 — 투안 앤드류 응우옌


2024년 프리즈 서울에서 전시된 거대한 원형 조각 《Broken Sun》은 얼핏 보면 찬란하게 빛나는 태양 같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베트남전쟁 당시 떨어진 폭탄과 불발탄을 수거해 녹이고 두드려 만든 것입니다.


투안 앤드류 응우옌, Broken Sun, 프리즈 서울에서 갤러리 퀸, 2024, 사진출처: galeriequynh


사람을 죽이던 폭탄이 소리를 내는 악기와 조각으로 바뀌었지만, 그 아름다움이 전쟁의 잔혹한 역사를 지워주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아름답게 변했기에 우리는 그 재료가 가진 폭력의 과거를 더 오래 바라보게 됩니다. 상처의 흔적을 억지로 없애는 것이 아니라, 더 이상 파괴가 아닌 기억과 대화의 매개체로 돌려놓는 것. 이것이 예술이 보여주는 또 다른 회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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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 예술의 근원적인 힘을 스토리텔링에 담아내는 '이야기를 창조하는 화가(A Story-Creating Painter)',감정과 사유의 깊이를 시각 및 언어로 풀어내는 아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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