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운석의 파동을 전사하다
운석과 회화, 디지털미디어가 만나는 새로운 예술적 실험
2026년 10월, 나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네 종류의 운석의 파동을 확인하여 구입한 돌을 만났다.
손바닥에 올려놓은 검고 거친 돌들은 특별히 아름답지도, 화려하지도 않았다. 표면에는 불규칙한 굴곡이 있었고, 어떤 것은 둥글게 응축되어 있었으며, 또 어떤 것은 깊은 주름과 거친 흔적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그 돌들을 바라보며 질문하기 시작했다.
이 물질이 정말 우주에서 왔다면 얼마나 오랜 시간을 여행했을까? 인간이 태어나기도 전부터 존재했을 그 물질의 시간과, 지금 이 순간 그것을 바라보는 나의 의식은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
운석의 기원과 성분에 대한 과학적 확인은 별개의 과제로 남아 있다. 그러나 예술적 상상은 그 물질의 낯선 모습과 만나는 순간부터 시작되었다.
그것은 새로운 창작의 출발점이었다.
나는 운석을 촬영하고 그 표면의 형상과 질감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팬듈럼을 이용해 회전과 움직임을 관찰했다.
그 움직임은 물질이 특별한 에너지를 발산한다는 과학적 증거라기보다, 내게 움직임을 감각하고 이미지로 번역하게 하는 예술적 경험이었다.
나는 회전의 궤적에서 파동을 떠올렸다. 원을 그리며 확산되는 움직임, 서로 겹쳐지는 흐름, 어느 순간 중심을 형성했다가 다시 사라지는 운동이었다.
그것은 내가 오랫동안 탐구해 온 무의식의 세계와 닮아 있었다.
우리의 무의식에는 아직 분명한 형태를 갖추지 않은 수많은 기억과 감정, 이미지의 가능성이 존재한다.
어떤 것은 잠들어 있고, 어떤 것은 희미한 흔적으로 떠오르며, 어떤 것은 하나의 형상으로 인식된다.
나는 이러한 과정을 ‘무의식의 파동’이라는 예술적 언어로 표현해 왔다.
이번 작업은 완전히 새로운 그림을 제작하는 것에서 시작하지 않았다.
기존에 제작했던 붉은색 바탕의 말 그림을 다시 불러왔다.
그 그림에는 푸른색 꽃과 흰색의 말들이 등장한다. 말의 몸체는 수많은 붓질과 색채의 흔적이 중첩되어 만들어졌고, 화면에는 점들이 물결처럼 흐른다.
나는 이 회화에 운석의 파동과 이미지를 변환하여 더하는 프로세스이다. 운석 파동을 내 신체의 손끝으로 전사하여 회전의 움직임을 새로운 시각적 흐름으로 중첩했다.
그 결과 화면 속 말들은 한순간에 고정되지 않는다.
하나의 말이 다른 말과 겹치고, 앞에 있던 형상이 뒤로 물러나며, 보이지 않았던 또 다른 말의 얼굴이 드러난다.
관람자의 시선이 움직이는 순간 그림 속 형상도 달라지는 듯하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이 지점이다.
형상은 처음부터 완성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인식의 순간에 드러난다.
그리고 그 인식은 관람자마다 다르다.
이번 작품에는 새로 만든 창작음악의 ‘진동’을 결합했다.
회화는 하나의 화면 안에 시간을 응축한다. 반면 음악은 실제 시간의 흐름 속에서 전개된다.
디지털미디어는 그 둘을 연결한다.
화면 속 말의 형상이 중첩되고 변화하는 동안 음악이 흐른다. 관람자는 정지된 그림 한 점을 바라보는 데 머무르지 않고 시간 속에서 이미지의 변화를 경험한다.
여기에 중요한 미학적 가능성이 존재한다.
예술은 더 이상 작가가 완성한 하나의 이미지에 한정되지 않는다. 이미지는 시간에 따라 변하고, 관람자의 기억과 감정에 따라 서로 다른 의미를 만들어 낸다.
나는 이것을 수용미학과 관계미학의 관점에서 바라본다.
수용미학이 작품의 의미 형성에 관람자의 역할을 강조한다면, 관계미학은 작품을 둘러싼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만남과 관계를 탐색하게 한다.
나의 양자파동아트 역시 작가가 제시한 형상을 관람자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그 경험을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나누는지에 관심을 둔다.
우주에서 형성되었을지도 모르는 물질과 인간의 무의식을 연결한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두 대상이 신비한 파동을 교환한다는 주장이 아니다.
그것은 물질의 시간과 인간의 기억을 예술이라는 하나의 장에서 만나게 하는 상상적 행위이다.
돌의 표면에는 물질이 거쳐 온 변화의 흔적이 남아 있을 수 있다.
인간의 내면에도 경험과 감정, 기억의 흔적이 축적된다.
하나는 물질의 흔적이고, 다른 하나는 의식의 흔적이다.
나는 서로 다른 이 두 흔적이 예술 안에서 하나의 이미지로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주의 기억’은 우주가 인간처럼 기억한다는 뜻이 아니다.
그것은 우주적 시간에 대한 인간의 상상이며, 물질을 바라보면서 자신의 내면을 발견하는 예술적 경험에 가깝다.
김남효. 작품 영상: https://youtube.com/shorts/L4QlHVBC6Ls
이번 작품은 운석의 파동 전사를 통해 감각한 운동을 기존 회화 위에 중첩한 첫 번째 디지털미디어 실험이다.
앞으로 이 작업은 다양한 방향으로 확장될 수 있다.
운석의 파동이 그림 속 파동으로 변하고, 그 파동에서 말이나 호랑이의 형상이 나타나며, 형상은 다시 작은 점과 흐름으로 진동을 일으키며 퍼져 나간다.
물질은 이미지가 되고, 이미지는 감각이 되며, 감각은 관람자의 의식 속에서 새로운 의미로 태어난다.
나는 앞으로도 회화와 디지털미디어, 음악의
진동과 물질의 경계를 넘나들며 이 과정을 탐구하고자 한다.
그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새로운 기술 자체가 아니다.
왜 우리는 어떤 형상을 알아보는가?
왜 같은 작품을 바라보면서 서로 다른 기억을 떠올리는가?
그리고 보이지 않는 내면의 세계는 어떻게 눈에 보이는 예술이 되는가?
이 질문들이 나의 작업을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우주의 기억은 물질에서 시작되지만, 예술의 기억은 그것을 바라보는 인간의 의식에서 새롭게 태어난다.
파동이 예술이고, 예술이 의식이다.
Waves are art, and art is conscious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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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효 박사
양자파동아트 작가 ·
QWAF 양자파동예술가포럼 대표
동서양디자인연구소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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