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말씀이 이미지가 될 때 — 성육신과 보이는 것의

기독교 세계관과 현대미술 비평

by김남효 Jeff 지민

3. 말씀이 이미지가 될 때 — 성육신과 보이는 것의 신학



“보이지 않는 진리가 하나의 몸과 얼굴을 입고

우리의 시간과 공간 안으로 들어왔다.“



작품 앞에 서면 우리는 먼저 몸으로 반응합니다.


거대한 조각 앞에서 한 발 물러서고, 작은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낯선 재료 앞에서 “이거 만지면 어떤 감촉일까” 상상하게 됩니다. 의미를 해석하기 전에 이미 몸이 작품과 관계를 맺고 있는 거죠.


“저 작품, 설명이 없어도 느낌이 오네요.”


전시장에서 자주 듣는 말입니다. 그 느낌이 어디서 오느냐가 중요합니다. 관념만으로 오는 게 아니라, 물질과 형태, 무게와 질감, 공간 안의 거리감에서 옵니다.


기독교의 성육신(成肉身)은 바로 이 지점을 근본적으로 다시 묻습니다. 보이지 않는 진리가 관념으로만 남지 않고, 몸과 얼굴, 배고픔과 피로, 눈물과 접촉을 통해 인간의 역사 안으로 들어왔다는 선언입니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우리가 그의 영광을 보니 아버지의 독생자의 영광이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더라」


요한복음 1장 14절은 이렇게 말합니다.


“The Word became flesh and made his dwelling among us. We have seen his glory, the glory of the one and only Son, who came from the Father, full of grace and truth.” (John 1:14, NIV)


이것은 물질을 열등하게 보고 영혼만을 고귀하게 여기는 태도에 대한 반론이기도 합니다. 몸이 하찮은 껍데기가 아니라, 진리가 머무는 자리일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비기독교인에게도 이 물음은 낯설지 않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왜 추상적 개념보다 구체적인 사물과 만남에 더 오래 머무르는가. 왜 디지털 이미지보다 실제로 눈앞에 서 있는 물질의 존재감에 더 흔들리는가.


예술은 보이지 않는 진리를 소유하거나, 신성한 것을 이미지 안에 가둘 수 없습니다. 그러나 물질과 몸, 빛과 소리로 우리가 지나쳤던 현실을 다시 보게 할 수 있습니다. 이미지는 숭배의 대상이 아니라, 더 깊은 실재를 향해 열리는 창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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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 리(Simone Leigh)의 《Brick House》, 2019.


《Brick House》는 멀리서 보면 거의 작은 건물처럼 보입니다.


16피트(약 4.9미터) 높이의 청동 조각이 하이라인 스퍼(Spur) 위에 우뚝 서서, 10번가 쪽을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주변에는 유리와 강철로 된 고층 빌딩들이 빼곡한데, 그 사이에 이 작품만 둥글고 묵직한 곡선으로 자리를 잡고 있어요.


가까이 다가가면 먼저 머리가 눈에 들어옵니다. 흑인 여성의 머리와, 치마처럼 보이면서 동시에 집처럼 보이는 몸통이 하나로 결합되어 있습니다.


Simone Leigh, Brick House in Bad Ragaz, 사진출처: 위키드피디어


“저 얼굴이 나를 내려다보는 느낌이 드네요. 그런데 눈이 없어요.”


실제로 이 작품에는 눈이 없습니다. 그래서 특정한 한 사람을 가리키지 않고, 더 넓은 존재의 자리로 남습니다. 머리는 아프로와 비대칭 콘로우로 장식되어 있고, 각각의 땋은 머리 끝에는 카우리 조개가 달려 있습니다. 몸통은 치마이면서 동시에 진흙집입니다. 카메룬·차드의 무스굼 족 전통 가옥(teleuk), 서아프리카의 바탐말리바 건축, 그리고 미국 남부의 어떤 건축적 기억을 겹쳐 놓았습니다.


이 작품은 누군가를 관찰하고 소비하는 ‘대상’으로서의 몸이 아닙니다. 기억과 공동체가 거주하는 집으로서의 몸입니다. “Brick House”라는 제목 자체가, 벽돌집처럼 단단하게 버티는 강한 존재를 가리키는 표현에서 왔습니다.


“저게 사람을 올려다보게 만드는 방식이 묘해요.


위압적이라기보다, 그냥 거기 서 있는 거죠.”


아래에서 올려다본 시점: 작품이 하늘을 배경으로 크게 잡히면서, 관객을 압도하는 존재감이 강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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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 예술의 근원적인 힘을 스토리텔링에 담아내는 '이야기를 창조하는 화가(A Story-Creating Painter)',감정과 사유의 깊이를 시각 및 언어로 풀어내는 아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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