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기 시작하면서부터,
나는 ‘읽는’ 다는 행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이전까지 내게 독서는
활자 뒤에 숨은 정보를 습득하거나,
타인의 서사를 구경하는 관찰자의 영역이었다.
쓰는 것보다 읽는 것이 훨씬 쉬운 일이라 믿었기에,
나는 꽤나 오만하게 바카라장을 넘기곤 했다.
하지만 막상 내가 직접 문장을 빚어내기 시작하니 상황은 반전되었다.
흰 화면 위에 깜빡이는 커서를 붙잡고 씨름하는 날들이 늘어날수록,
타인의 글을 온전히 읽어내는 일이 더 큰 무게로 다가왔다.
내가 쓴 글을 다시 읽어볼 때면,
나는 그 단어를 골랐던 그날의 나를 만난다.
같은 단어라고 해도
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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