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열 번째 아이의 자기소개서를 다듬고 있다.
모니터 화면 속에는 비슷한 학교 생활,
비슷한 동아리 활동,
그리고 비슷한 단어로 포장된 아이들의 일상이 나열되어 있다.
고만고만한 기록들 사이에서 어떻게든 이 아이만의 숨겨진 빛을 끄집어내야 하는 시간.
화면을 노려보는 눈이 뻑뻑해질수록 내 안에서는 나지막한 열망이 솟구친다.
‘아, 창의성이 생겼으면 좋겠다.’
단 한 번을 읽어도 결코 잊히지 않는 글.
입학사정관의 눈길을 단숨에 사로잡고,
“도대체 이 아이는 누구일까?” 하고 고개를 들게 만드는 그런 문장을 쓰고 싶다.
'특별한 게 없어요.'
라고 말하는 아이에게
아이와 머리를 맞대고 대화를 나누며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던졌을 때,
비로소 아이의 눈빛이 반짝이며
'학교 생활이 정말 재밌었던 순간'을 털어놓았다.
그 숨겨진 진심을 문장으로 끌어올려 세상에 단 하나뿐인 서사로 찾아냈을 때의 그 찌릿한 기쁨.
나는 바로 그 순간의 전율을 위해 매번 아이들의 글을 들여다본다.
어쩌면 내가 그토록 갈망하는 창의성이란,
화려한 미사여구나 전에 없던 문장을 만들어내는 거창한 능력이 아닐지도 모른다.
평범하다 못해 흔해 보이는 일상과 기록 속에서 아이의 진심을 알아채고 끄집어내는
'깊은 시선',
그것이 내가 정의하는 창의성이 아닐까.
물론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할 수는 없다.
아이들이 살아온 시간과 경험이라는 원재료는 이미 정해져 있으니까.
하지만 똑같은 재료,
똑같은 사건이라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어떤 언어로 입히느냐에 따라 글의 온도는 완전히 달라진다.
오늘 밤도 나는 아이들의 소박한 이야기 속에서 아무도 발견하지 못한 단 하나의 반짝임을 찾기 위해 화면을 스크롤한다.
눈에 띄게,
오래도록 기억에 남게.
한 아이의 진심이 누군가의 마음에 깊게 새겨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다시 펜을 들고 문장을 가다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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