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친구가 찾아왔다.
내가 퇴근이 늦어 만남은 자연스레 밤이 깊은 시간에 이루어졌다.
여자 둘이 만난 늦은 밤.
대리운전을 불러 먼 길을 떠나보내는 것도,
부모님과 함께 사는 집에 친구를 데리고 와 불편을 끼치는 것도 모두 마음에 걸렸다.
고민 끝에 우리는 근처에 방을 하나 잡고 밤새 밀린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
엄마에게는 사정을 미리 말씀드렸으니,
다소 들뜬 마음으로 하룻밤의 일탈을 즐겼다.
다음 날 아침,
친구의 출근길을 배웅하고 운동까지 마친 뒤 출근하는 길에 엄마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
수화기 너머 엄마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낮게 가라앉아 있었다.
"아빠가 화가 많이 나셨어."
"왜요? 어제 친구랑 방 잡아서 잔다고 말씀드렸잖아요."
"그래도 그럼 안 돼. 외박은 안 되는 거야."
순간, 헛웃음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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