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일을 하더라도
주말에 하는 일은 어찌 보면 나를 소진하는 일과 같은 느낌이다.
평일의 출근이 나의 당연한 루틴이자 월급의 값어치를 해내는 담백한 과정이라면,
주말의 일은 왠지 모를 빚을 남기는 것만 같았다.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면,
무언가 대단한 일을 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뒤를 쫓았다.
거울을 보며 퇴근길에 뭉개진 파운데이션을 덧바르고,
옷장 깊숙이 넣어두었던 조금 더 화려한 원피스로 갈아입는다.
'오늘 이렇게 집에만 있으면 아까운 주말을 버리는 거야'라는 강박이 나를 끊임없이 밖으로 밀어냈다.
전시회 티켓을 예매하거나
억지로 모임을 찾아 나섰다.
타인의 시선이 닿는 곳에서
'나는 이렇게 멋지고 알차게 주말을 보내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증명해야만 겨우 마음이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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