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되지 않았어.
지금은 대학생이 된 큰딸 시에나가 중학교 3학년 때의 일이다.
그날따라 새벽부터 친구들을 만난다고 나를 깨워달라 했다.
워낙 외골수 기질이 있던 아이라
그리고 이런 적이 처음이라 즐거운 마음으로 깨워주려 했는데,
전날 밤 아이의 이상한 행동들이 떠올랐다.
외모에 관심 없던 아이가 입고 갈 옷을 미리 준비하고,
운동화만 신던 아이가 구두를 꺼내 신발장 앞 창고에 숨겨두었던 것.
물론 아이는 모를 것이다.
지금 네가 하고 있는 것들이 네 엄마도,
네 할머니도 예전에 다 했던 행동들이라는 것을.
"시에나, 어디 갈 거야?"
"호수공원."
"이 시간에? 음... 몇 시에 올 거야?"
"1시 반쯤."
음... 느낌이 온다.
나도 학교 다닐 때 그랬다.
막 속이려고 하던 거짓말이 아니라, 이야기하면 안 될 거 같고 알면 복잡해질 것 같아 나오는 그런 거짓말.
하지만 취조하는 형사처럼 질문이 계속되면 밑천은 금방 드러나게 되어 있다.
"호수공원에서 그렇게 오래 있는다고?"
"응, 맛있는 것도 먹고, 음…."
앗! 걸려들었다.
이 아이는 지금 계획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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