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다정한 구독자에게
사랑하는 사람에게 화를 내는 것은,
결국 내 마음의 가장 연한 살점을 스스로 후벼 파는 일이다.
쌓여 있던 섭섭함이 임계점을 넘어 터져 나올 때,
나는 멈춰야 한다는 것을 안다.
다른 것은 없다.
바깥세상에서 세상 누구보다 당당해야 할 내 사람이
내 아이가
혹시라도 내가 뱉는 말들이 칼날이 되어 그 사람의 자존감을 갉아먹을까 봐,
우리의 관계가 이 한 번의 폭발로 영원히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널까 봐.
머릿속으로는 수없이 브레이크를 밟는다.
'이 이상은 안 돼, 이제 입 다물자.'
하지만 나의 입술은 이미 이성의 통제를 벗어나
가장 날카로운 문장들을 길어 올리고 만다.
그 순간만큼은 다정했던 어제보다,
내 안의 억울함이 더 거대하고 정당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고요해진 뒤에 찾아오는 것은 개운함이 아니다.
나는 쏟아낸 말의 파편들을 속으로 다시 주워 담으며 지독한 찝찝함과 마주한다.
'말하지 말 걸 그랬나.'
'그냥 다 묻어두고, 다정한 가면을 쓴 채 넘어갈 걸 그랬나.'
화를 내는 것은 내 마음을 비우는 과정이 아니라,
우리의 사랑이라는 그릇에 닦이지 않는 찌꺼기를 남기는 일이었다.
애정이 없었다면 생기지 않았을 섭섭함
우리는 왜 사랑한다는 이유로 가장 아픈 곳을 정확히 겨누고,
그러고는 곧장 후회하는 미련한 짓을 반복하는 걸까.
내일은,
제발 오늘보다 조금 더 현명한 방법으로 서로를 안아줄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