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후 나에게. 지금보다 여유롭고 지혜로워졌기를. 어디에 얽매이지도, 괴로워하지 않고 훨훨 날아다니길. 누군가에게 의지하지도, 눈치 보지도 않으며 그저 평안하기를 바란다. - 2026년 1월 2일, 나에게
2026년이 되자마자 '5년 일기장'을 샀다. 일 년짜리 일기장도 다 채우기 어려운 일인데, 5년간 매일 다섯 줄씩 채워야 하는 일기장이었다. 아무 생각 없이 이 정도의 장기 프로젝트를 시작하지는 않았다. 꽤 단단한 다짐으로 시작한 일인데, 바로 폐경을 준비하는 일이었다. 어쩌면 폐경까지 남은 기간이 5년 정도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과 걱정에서 출발했을지도 모른다.
일기장의 첫 장에는 5년 후 나에게 쓰는 빈칸이 있었다. 5년 후라면, 52세다. 지금보다 더 늙어 있고, 폐경이 되었을지 모를 내게 조금이라도 더 거창한 말을 해주고 싶었지만 써보니 특별한 말이 하나도 없었다. 그저 지금보다 더 성숙하고, 자유롭고, 평안해져 있기를 바랄 뿐이었다. 아, 이것도 욕심이 지나친 것일 수 있겠다. 다섯 살을 더 먹어도 지금보다 못할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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