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큰 딸 갱년기 잘 보내야 하는데,
엄마가 흑염소 좀 해줄게!
친정엄마는 올해 칠순이다. 칠순이 되었어도 딸의 갱년기를 걱정하고 있다. 제발 흑염소 좀 먹자고 10년 넘게 말씀하신다. 흑염소는 만병통치약도 아닐 텐데, 엄마는 해주지 못해 안달이었다. 처음엔 흑염소 먹으면 살찔 까봐 거절했다. 그다음엔 그냥 먹기가 싫고, 귀찮아서 괜찮다고 했다. 그럴 때마다 엄마는 미안하고 아쉬워했다. 딸들은 엄마 체질을 닮는데, 자신을 닮았다면 갱년기를 힘들게 보낼지도 모른다며 걱정이었다. 흑염소 얘기만 나오면 나는 도망 다녔다. 엄마는 포기하지 않았다. 두 눈 질끈 감고, 한 번 먹으면 그만인데 나도 참 어지간히 싫었던 모양이다.
나처럼 너도 아프면 어쩌나 싶어서...
미리 몸보신하면 좋잖아.
엄마는 지금 내 나이쯤 자궁에 혹이 커져 적출술을 받으셨다. 그때 난 스물넷, 첫 온라인 게임인 대학병원 홍보실에서 근무할 때였다. 자꾸 배가 아프고,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하기에 엄마와 산부인과 교수님을 찾아갔다. 여러 가지 검사를 받게 하고, 결과를 들을 때 40대였던 엄마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교수님은 엄마의 자궁 혹이 악성이 되어 암으로 커지기 전에, 자궁을 들어내면 아무 문제없다고 했다. 이미 딸을 셋이나 낳았지만, 엄마는 두려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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