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다. 더울 땐 온몸에 땀이 흐른다. 특히, 얼굴에 땀이 많아져서 손수건 없이는 다니지도 못한다. 퇴근하면 집에 에어컨이 켜져 있는지부터 확인한다. 낮기온이 조금 낮아졌지만, 여전히 사무실 바카라상 위에는 선풍기가 돌아간다. 그러다 갑자기 추워진다. 오들오들 떨 정도로 추워지면 뜨거운 차부터 찾는다. 그러다 화가 난다. 체온마저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슬퍼진다. 그러다 우울하고 무기력해진다. 나는 늙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지만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에 절망한다. 이런 게 갱년기라면 제발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란다. 너무 오래 겪고 싶지는 않다.
잠을 설쳤다. 잠 좀 푹 자면 좋겠지만, 매일 그러지는 못하는 게 한스럽다. 새벽녘 눈을 뜨자마자 주방으로 나가 집안일을 시작한다. 출근 전까지 잔뜩 쌓인 설거지도 하고, 쓰레기도 버려야 한다. 가만히 있어도 될 일인데, 괜히 냉장고를 열어 오래된 것들을 꺼내 버린다. 다시 설거지할 것들이 쌓인다. 겨우 다 치워놓고, 무거워진 음식물쓰레기와 종량제봉투를 양손에 들고 밖으로 나간다. 새벽 공기의 상쾌함을 잠시 느끼고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이상하게 몸이 무겁고, 아침부터 화가 나기 시작한다. 왜 나는 늦잠을 자지 못할까. 왜 나는 우아하게 아침을 시작하지 못하는 것인가. 이유를 찾기 시작하면 다시 우울해진다. 오늘 하루가 걱정스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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