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그만 다 버려야겠어.
언젠가 신을 줄 알았더니 다 삭아버렸네.
나는 생각 없이 물건을 사고, 잘 버린다. 남편은 일단 보관하고, 오랜 시간 고민하다 버리는 편이다. 우리 집 신발장에는 나와 두 아이들의 신발보다 남편의 신발이 더 많다. 어느 날 문득, 남편은 신발을 다섯 켤레나 밖으로 꺼내놓았다. 언젠가 신을 줄 알고, 가지고 있던 신발인데 너무 오랫동안 놔두기만 한 탓에 신발이 삭아버렸다는 것이다. 버리겠다고 꺼내놓는 걸 보며 나는 두 팔 벌려 환영했다. 이제야, 남편이 버리고 비우는 기쁨을 맛본 것 같아서였다.
물론, 별생각 없이 사고 쉽게 버리는 나도 잘한 것은 없다. 다만, 둘이 함께 나이 들어가면서 물건을 늘리는 일은 신중하게, 비우는 일은 적극적으로 즐기기 시작했다는 사실이 즐거울 뿐이다. 그러고 보니 올해로 우리 부부의 나이 합이 100살이 되었다. 나이를 생각해서라도, 환경을 위해서라도 이젠 함부로 물건을 들이는 일을 삼가야 할 때가 되었다. 굳이 미니멀라이프라는 유행을 좇지 않더라도 물건에 둘러싸여 허덕대기에는 시간이 아깝다. 어쩌면 우리 부부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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