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총각이 노약자석에 앉아 있네,
좀 비켜봐요. 나 좀 앉게
아침 출근길, 복잡한 지하철에서 한 어르신이 노약자석에서 누군가를 나무라고 계셨다. 자리에 앉아 있는 청년에게 빨리 일어나라고 재촉하던 중이었다. 대체로 출근길 지하철은 조용한 편인데, 그 어르신의 목소리가 찢어질 듯 듣기가 거북했기에, 그쪽을 바라봤다. 자세히 보니, 한 청년이 다리를 다쳐 깁스를 하고, 목발을 세워 잡은 채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에게 얼른 일어나라고 하는 어르신은 70대 안팎으로 보였다.
어르신, 죄송한데 제가 다리를 다쳐 서 있기가 어려워서요.
다음 역에 내리니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조심스러우면서도 공손한 청년의 대답에도 어르신의 화가 풀리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래도 빨리 일어나라고, 나라가 망하려고 이런다고 큰 소리 내는 어르신을 보면서 갑갑하고, 화가 났다. 그 청년은 몸이 불편한 상황이었고, 심지어 어르신에게 양해를 구하고 있었다. 분명 어딘가로 근무하러 나서는 길일 텐데, 어르신도 이해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순간, 청년의 바로 옆자리에 앉아 있던 백발 성한 어르신이 일어섰다. 아픈 사람한테 그러지 말고, 여기 앉으란다. 세상에, 지켜보는 내가 다 부끄러워졌다. 세상엔 노인과 노인이 아닌 사람으로만 나눌 수 없다. 몸이 아픈 사람도 있고, 노인이어도 나보다 더 활력 넘치게 운동하는 분들도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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