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2400

by김경훈

[경위서]


시설 · 시립 화장시설

직위 · 화장로 운영 담당

근속 · 12년 4개월

담당 · 제1로 제2로 제3로

작성 사유 · 사업소 요청

현재 상태 · 정상 운영



1. 본인의 업무에 관하여


본인은 화장로 3기의 운영을 담당한다.


하루 일과는 정해져 있다. 오전 7시 30분에 출근해서 로 상태를 확인한다. 버너 점화 시험을 하고 배기 계통을 본다. 예약은 전산으로 들어온다. 하루 11건에서 14건이다. 로 하나에 4건에서 5건이 배정된다.


절차는 이렇다.


운구가 도착하면 대차에 관을 올린다. 대차는 내화재로 만든 운반대다. 우리 시설은 대차식이다. 관을 대차째 로 안으로 밀어 넣는다. 낙차식은 아래로 떨어진 것을 긁어모으는 방식인데 우리는 안 쓴다. 유족들이 그 방식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점화한다. 1차 연소실 설정 온도는 730도다. 2차 연소실은 보조 버너로 돌린다. 1차에서 다 타지 않은 가스를 위에서 한 번 더 태우는 구조다.


한 건에 1시간 20분에서 1시간 40분이 걸린다. 관과 부장품이 타는 데 드는 연료보다 마지막에 뼈를 바싹 말리는 데 드는 연료가 더 많다. 그래서 뒤쪽 30분이 길게 느껴진다.


끝나면 냉각한다. 냉각 팬이 돈다. 팬 소리는 낮고 크다. 그 소리가 멎으면 대차를 뺀다. 뺄 때 얼굴에 열기가 온다. 3미터 밖까지 온다.


대차를 수골실로 옮긴다. 유족이 들어온다. 두 사람씩 마주 서서 집게로 유골을 옮긴다. 그 순서는 발쪽부터다. 위아래가 바뀌면 안 되기 때문에 순서를 지킨다.


분골을 신청한 경우 분골기를 돌린다. 요즘은 대부분 신청한다.


유골함에 담고 밀봉해서 인계한다.


수골실은 조용한 방이다. 스테인리스 대에 집게가 닿는 소리가 유일한 소리다. 그 소리는 짧고 높다.


이 일에는 소리로 하는 판단이 몇 가지 있다.


로 안에서 나는 소리로 연소 단계를 안다. 초반에는 관이 타면서 바람 빠지는 소리가 길게 이어진다. 중반에는 소리가 잦아든다. 후반에는 버너 소리만 남는다. 버너 소리만 남으면 거의 끝난 것이다.


배기 계통은 진동으로 안다. 제어반 앞에 서면 발바닥으로 온다. 진동이 고르면 정상이다.


대차를 뺄 때는 레일 소리로 안다. 레일에 이물이 있으면 중간에 한 번 걸린다. 걸리면 멈추고 확인해야 한다.


본인은 12년 동안 이 소리들을 매일 들었다. 하루 12건이면 1년에 3000건이 넘는다.



2. 본인이 중량을 재는 이유에 관하여


중량 계량은 규정 절차가 아니다. 본인이 개인적으로 한다.


이유는 유골함 때문이다.


유족들이 유골함을 미리 사 오는 경우가 많다. 함 크기가 여러 가지다. 3리터짜리도 있고 2리터짜리도 있다. 사 온 함이 작으면 다 안 들어간다. 그 자리에서 그 말을 유족에게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수골 전에 본인이 먼저 잰다. 대차 위 트레이째 저울에 올린다. 트레이 자체 무게가 1860그램이다. 그 값을 빼면 유골 중량이 나온다.


성인은 보통 1500그램에서 2500그램 사이다. 3000그램이 넘으면 3리터 함도 빠듯하다. 미리 알면 유족에게 조용히 말씀드릴 수 있다.


12년 동안 계속 쟀다. 노트에 적었다. 날짜와 로 번호와 중량만 적는다. 고인의 인적 사항은 적지 않는다.


입로 중량은 따로 나온다. 대차에 관을 올리면 안치대 계근에 값이 뜬다. 관과 부장품을 포함한 총중량이다. 연소 제어 프로그램이 그 값으로 연료 투입량을 계산한다. 그건 시설 전산에 자동으로 남는다.


그래서 본인에게는 두 개의 숫자가 있다.


노트는 대학노트를 쓴다. 12년에 9권이다. 한 줄에 한 건이다. 날짜와 로 번호와 입로 중량과 유골 중량 네 개만 적는다.


이 기록은 규정에 없는 기록이다. 그래서 사무실에 두지 않고 본인 사물함에 둔다. 사업소에서 제출을 요구하면 제출하겠다.


본인이 이 기록을 12년 동안 남긴 이유는 앞에 적은 대로 유골함 때문이다. 다른 목적은 없었다.


3년 전까지는 그랬다.



3. 최초 인지 경위에 관하여


3년 전 겨울에 노트를 정리하다가 알았다.


입로 중량 대비 유골 중량의 비율을 계산해봤다. 별 이유는 없었다. 노트가 9권이 되어 있었고 겨울은 건수가 적어서 시간이 남았다.


제1로 평균 3.5퍼센트.

제2로 평균 3.5퍼센트.

제3로 평균 3.6퍼센트.


0.1퍼센트 차이다. 이 정도는 아무 의미가 없다. 개인차가 훨씬 크기 때문이다. 나이와 체격과 골밀도에 따라 3.1퍼센트도 나오고 4.0퍼센트도 나온다. 노인은 낮고 젊은 사람은 높다. 그래서 개별 건으로는 누구도 이상하다고 하지 않는다.


그런데 제3로만 평균이 위로 붙어 있었다.


건별로 초과분을 계산했다. 그 건의 입로 중량에 3.5퍼센트를 곱한 값과 실제 유골 중량의 차이다.


40그램에서 110그램 사이였다. 불규칙했다. 어떤 건은 47그램이고 어떤 건은 103그램이었다. 순서에도 규칙이 없었다. 요일과도 관계가 없었다. 오전 오후와도 관계가 없었다.


그래서 월별로 합해봤다.


1월 2400그램.

2월 2400그램.

3월 2400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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