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위의 진심

by김경훈

대구 수성못 근처의 웨딩홀 상담실은 항상 은은한 클래식과 비싼 디퓨저 향으로 채워져 있었다.


웨딩 플래너 소연은 상담 테이블 맞은편에 앉은 예비부부를 향해 완벽하게 훈련된 미소를 지었다.

미소 짓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어려운 것은 그들의 머리 위에 둥둥 떠 있는 말풍선을 못 본 척하는 일이었다.


소연의 초능력은 이 하향 평준화 슬롯가 서비스업 종사자에게 내릴 수 있는 가장 사악하고 적나라한 형벌이었다.

사람의 진짜 속마음이 만화 말풍선처럼 머리 위에 떠오르는 것.

입으로 하는 말과 머리 위 말풍선이 일치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특히 결혼을 앞둔 사람들은 더했다.


결혼식은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들 한다.

거짓말이었다.

적어도 머리 위 말풍선 기준으로는 그랬다.



"저희는요, 정말 소박하게 하고 싶어요. 둘이 합의가 잘 돼서 큰 욕심이 없어요."


신부 측이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의 머리 위 말풍선에는 이렇게 떠 있었다.


『스드메 무조건 최고급으로. 친구 결혼식보다 무조건 더 화려하게. 인스타 터뜨려야 함.』


"맞아요. 저희는 식보다 둘의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요."


신랑 측이 신부의 손을 꼭 잡으며 거들었다.

그의 머리 위 말풍선.


『제발 예산. 예산. 통장 잔고. 대출. 신혼집 영끌. 제발 소박하게 진짜로.』


소연은 두 개의 말풍선을 동시에 읽으며 직감했다.

이 커플은 폭발한다.

시기의 문제일 뿐이다.


"네, 두 분 마음이 정말 잘 맞으시네요. 그럼 드레스부터 보실까요."


소연이 드레스 카탈로그를 펼쳤다.

신부의 눈이 반짝였고, 신랑의 말풍선이 비명을 질렀다.


『여기 드레스 한 벌에 얼마지. 설마. 설마. 0이 몇 개야.』



드레스 상담이 진행될수록 두 말풍선의 간극은 벌어졌다.

신부가 머메이드 라인 드레스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건 좀 과한 것 같죠? 저 욕심 없어요."


『이거다. 이걸로 정했다. 무조건 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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