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 범어동의 작은 동물병원은 오전 아홉 시부터 비명으로 가득했다.
정확히 말하면 비명은 아니었다.
다른 사람 귀에는 멍멍, 야옹, 찍찍으로 들리는 소리들이, 수의사 재현의 귀에는 또박또박한 한국어 욕설로 번역되어 들어왔다.
재현의 초능력은 이 하향 평준화 슬롯가 수의사에게 내릴 수 있는 가장 잔인하고 디테일한 형벌이었다.
동물의 말을 완벽하게 알아듣는 능력.
얼핏 들으면 닥터 두리틀 같은 축복처럼 들린다.
재현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다.
수의대 본과 삼학년, 처음 능력이 발현됐을 때 그는 진심으로 신께 감사했다.
이제 동물들과 교감하며 그들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수의사가 되리라.
착각이었다.
동물들은 교감을 원하지 않았다.
동물들은 불평을 원했다.
세상의 모든 동물은 입을 여는 순간 진상 민원인으로 변신했다.
"왔냐. 또 너냐."
오전 첫 환자인 말티즈 코코가 진료대 위에 올라서며 내뱉은 첫마디였다.
보호자인 사십 대 여성은 코코를 끌어안으며 눈물이 그렁그렁한 목소리로 말했다.
"선생님, 우리 코코가 어제부터 밥을 잘 안 먹어요. 천사 같은 애가 무슨 큰 병이라도 걸린 건 아닌지."
천사는 진료대 위에서 재현을 노려보고 있었다.
"손 차갑네. 손 좀 비비고 만져라 이 인간아. 그리고 너 어제 점심에 마늘 들어간 거 먹었지. 냄새 다 난다. 수의사가 위생 관념이 그래서 되겠냐."
재현은 표정 관리를 하며 청진기를 갖다 댔다.
코코는 청진기가 닿자 몸을 부르르 떨었다.
"아 차가워. 야, 인간들은 청진기 데우는 기술도 없냐. 우주에 사람도 보내는 종족이 청진기 하나를 못 데우네. 한심한 것들."
"코코야, 착하지. 조금만 참자."
보호자가 다정하게 속삭였다.
"누가 네 새끼래. 착하긴 뭐가 착해. 나 어제 너 없을 때 소파 밑에 토했어. 아직도 못 찾았지? 평생 못 찾을걸."
재현은 청진기를 떼며 헛기침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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