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능의 색을 닮은 과일
두리안의 냄새는 거침없고 박력 있다.
마치 견고한 성벽을 들이받는 공성포처럼, 이 과일은 어떤 밀폐 용기에 꼭꼭 담아두어도 그 지독한 냄새 구름을 눈 깜짝할 사이에 사방으로 퍼뜨린다.
일반적인 냄새라면 진원지를 찾아 코를 킁킁거려야 하지만 두리안은 다르다.
냄새가 직접 당신을 찾아낸다.
썩은 달걀, 뙤약볕 아래의 쓰레기, 끓는 암모니아 솥단지도 두리안의 악명에는 미치지 못한다.
뇌를 교란하는 불협화음과 마이크로폴리포니
두리안의 후각적 구조는 음악으로 치자면 지독한 다성음악이다.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으스스한 배경음악을 작곡한 죄르지 리게티는 미세한 성부들이 각자 다른 템포로 움직이는 '마이크로폴리포니' 기법을 썼다.
두리안의 향기가 바로 그렇다.
치밀하고 거대한 냄새의 벽 안에서 서로 다른 화합물들이 번쩍거리며 인간에게 인지적 두려움을 선사한다.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이 말한 불가능의 색인 '붉은 빛을 띤 초록'도 연상시킨다.
빨강과 초록이 섞이면 대개 갈색으로 중화되지만, 두리안의 두 지배적인 향인 '구린내'와 '단내'는 결코 뒤섞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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