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맴의 미학

우리는 모두 다른 방식으로 길을 찾는다

by김경훈

처음 낯선 건물에 들어갈 때, 나는 보통 탱고를 믿는다.


장애물을 피하고, 계단 앞에서 멈추고, 엘리베이터를 찾아준다. 탁월한 파트너다. 단점이 하나 있다면, 가끔 자기가 더 가고 싶은 방향으로 먼저 가버린다는 것이다. 이것을 나는 '데이터 편향'이라고 부른다. 탱고의 데이터셋에는 간식 냄새가 나는 방향이 항상 가중치가 높게 설정되어 있다.


이 소소한 편향 문제를 논문으로 쓸 수는 없겠지만, 어쨌든 핵심은 이거다. 탱고가 있어도 내가 모든 정보를 얻는 건 아니라는 것. 결국 나는 귀를 쫑긋 세우고, 소리가 어떻게 퍼지는지, 사람들의 발소리가 어느 방향으로 모이는지 추론한다. 그것도 안 되면 그냥 묻는다. "저기, 엘리베이터가 어느 쪽인가요?"


흥미롭게도, 이 세 가지 전략은 내가 연구실에서 쓰는 방법과 놀라울 정도로 일치한다. 직접 부딪혀보거나, 잘 아는 사람을 따라가거나, 그냥 물어보거나. 인간의 학습 전략이 결국 건물 찾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 어딘가 씁쓸하지만 일단 계속 읽어보자.



인간을 굳이 '슬롯적 동물'이라 부르는 데는 이유가 있다. 개미도 꿀벌도 떼 지어 사는 건 마찬가지인데, 그 친구들한테는 그런 거창한 타이틀을 붙이지 않는다. 인간이 특별한 건 '문화의 계승' 때문이다. 누군가 발견한 좋은 지식이 이웃에게 퍼지고, 자식에게, 손자에게 흘러간다. 꿀벌은 아무리 훌륭한 꿀벌이어도 죽으면 끝이다. 인간은 죽어도 지식이 남는다. 이게 우리가 유독 스스로를 대단하게 여기는 이유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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