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욕을 끌어내기 위해 의욕을 쓴다?

뇌과학이 마주한 동어반복의 함정

by김경훈

사전에서 특정 단어의 뜻을 찾다 보면 설명 속에 다시 그 단어가 등장하여 제자리를 맴도는 현상을 보게 된다.

이를 '순환 정의' 혹은 '동어반복(Tautology)'이라 부른다.

예컨대 오른쪽을 정의하기 위해 북쪽을 바라보았을 때의 동쪽을 인용하고, 다시 동쪽을 설명하기 위해 오른쪽이라는 개념을 끌어다 쓰는 식이다.

그런데 이러한 기묘한 도돌이표가 최근 최첨단 뇌과학 연구의 한복판에서도 고스란히 재연되었다.



중격핵과 바이오피드백의 만남


인간의 정신 활동 중 가장 제어하기 힘든 영역 중 하나가 바로 '의욕'이다.

뇌과학적으로 의욕은 뇌 깊숙한 곳에 위치한 중격핵(Nucleus Accumbens)이라는 부위가 활성화될 때 샘솟는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의 브라이언 넛슨 교수 연구팀은 이 중격핵을 인위적으로 조절하여 인간의 의욕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실험을 설계했다.


연구팀은 실시간으로 뇌 활동을 측정하는 MRI 장치와 바이오피드백 시스템을 결합했다.

실험 참여자 31명의 중격핵 활동 수치를 실시간 막대그래프로 시각화하여 보여준 뒤, 이들에게 오직 '의지의 힘'만으로 그 그래프의 수치를 높여보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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