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컨의 미학

by김경훈

냉장고에서 막 꺼낸 차가운 베이컨은 시각적으로나 후각적으로 특별한 감흥을 주지 못한다.

소금에 절인 냄새 외에는 오히려 느끼한 인상을 주기 십상이다.

그러나 프라이팬에 열기가 가해지는 순간 베이컨은 화려한 요리 극장의 주인공으로 변신한다.

열 에너지는 베이컨 내부의 화학 결합을 흔들어 깨우고 주방 전체에 거부할 수 없는 향기를 퍼뜨린다.



요리 극장의 막이 오르다 마이야르 반응의 마법


베이컨의 향기는 매우 활동적이며 열기를 타고 복잡한 궤적을 그리며 퍼져나간다.

조리가 진행됨에 따라 냄새의 층은 겹겹이 쌓여 더욱 짙어진다.

이는 전형적인 마이야르 반응의 결과물이다.

20세기 초 화학자 루이카미유 마이야르가 발견한 이 반응은 식품 속 당분과 아미노산이 열에 의해 반응하며 수많은 향 화합물을 생성하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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