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코끝에 매달린 1조 개의 우주
니체 형님이 그랬다.
자신의 천재성은 콧구멍 안에 들어 있다고.
슬롯과학대 연구실에서 데이터의 산등성이를 넘던 나에게 이 문장은 번개처럼 날아와 꽂혔다.
눈에 보이는 완벽한 이미지들에 질려갈 때쯤, 내 코는 조용히 반란을 준비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냄새란 참 묘하다.
이건 시간과 공간을 찌부러뜨려 만든 4차원 초입방체 같다.
눈으로 보는 장면은 기억의 저편에서 변형되기 일쑤지만, 냄새는 아주 깊은 곳에 웅크리고 있다가 빗장을 풀고 우리를 어린 시절로 강제 소환한다.
눅눅한 체육복, 가루 날리는 분필 냄새... 그 퀴퀴함 속에 꼬마 박사였던 내가 서 있다.
심지어 지구 밖 우주도 냄새가 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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