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툰 고백
그는 아직 몰랐다.
그 짧은 엘리베이터 대화 하나가,
자신의 하루를 통째로 웃게 만들 것이라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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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가 7층에 멈췄다.
문이 열리자 서하가 먼저 걸음을 옮겼다.
도진도 그녀의 뒤를 따라 내렸다.
"난 먼저 들어갈게."
서하가 뒤돌아 웃으며 말했다.
"응."
"등록 잘해."
도진도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다음에 봐."
그 말 한마디가 이상하게도 오래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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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상담을 마친 도진은 곧바로 수업에 들어갔다.
교실 문이 열리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사람은 서하였다.
서하도 도진을 발견하고는 놀란 듯 웃었다.
"어? 같은 반이네."
"그러게."
"이런 우연도 있네."
선생님은 서하 옆 빈자리를 가리켰다.
"도진이는 저기 앉아."
도진은 속으로 작게 웃었다.
'오늘 운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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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이후 둘은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다.
쉬는 시간에는 함께 자판기에서 음료를 뽑아 마셨고,
숙제가 어려우면 서로 답을 맞혀 보기도 했다.
"이거 풀었어?"
"아직."
"같이 풀자."
"좋아."
수업이 끝나면 엘리베이터를 함께 타고 내려왔다.
같은 방향 버스를 탄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버스를 기다리는 10분 남짓한 시간은
도진에게 하루 중 가장 기다려지는 순간이 되었다.
"한성여고 축제는 언제야?"
"다음 달."
"영진예고는?"
"우리도 비슷해."
사소한 이야기들이 쌓였다.
좋아하는 음식.
싫어하는 과목.
장래희망.
웃음소리.
도진은 어느새 서하 앞에서 가장 많이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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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이 흘렀다.
수업이 끝난 저녁.
학생들이 하나둘 교실을 빠져나갔다.
도진은 가방을 메고 서하를 불렀다.
"서하야."
"응?"
"잠깐만."
서하는 별다른 의심 없이 도진을 따라 건물 밖으로 나왔다.
노을이 붉게 번지고 있었다.
도진은 두 손을 꽉 쥐었다.
평소처럼 장난을 칠 수도 없었다.
심장이 너무 빨리 뛰었다.
"왜 그래?"
"오늘 이상하다?"
도진은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그리고 서하를 똑바로 바라봤다.
"... 나."
"응?"
"나 너 좋아해."
서하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도진은 긴장한 나머지 머리를 긁적이며 멋쩍게 웃었다.
"우리 사귀자."
잠시 침묵이 흘렀다.
서하는 도진을 한참 바라보다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뭐야."
"그렇게 긴장한 거였어?"
도진은 얼굴이 빨개졌다.
"웃지 마."
"나 진심이야."
서하는 웃음을 참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아."
"..."
"... 그래."
도진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되물었다.
"... 그래?"
"응."
"좋아."
"우리 사귀자."
순간 도진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진짜?"
"후회 안 해?"
서하는 장난스럽게 웃었다.
"후회하면 그때 가서 생각하지 뭐."
도진은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두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렸다.
"와..."
"나 지금 꿈꾸는 거 아니지?"
서하는 피식 웃으며 그의 팔을 툭 쳤다.
"꿈 아니야."
"이제 남자친구."
도진은 그 한마디에 세상을 다 가진 사람처럼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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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온 도진은 현관문을 열자마자 큰 소리로 외쳤다.
"도훈아!"
방에서 게임을 하던 도훈이 방문을 열었다.
"왜?"
도진은 싱글벙글 웃으며 도훈의 어깨를 감쌌다.
"야."
"형 여자친구 생겼다."
도훈은 피식 웃었다.
"또 장난이지?"
"아니다."
"진짜다."
"누군데?"
도진은 괜히 뜸을 들이며 씩 웃었다.
"조만간 소개해 줄게."
"엄청 예쁘다."
"내가 먼저 반했다."
도훈은 형이 저렇게 들떠 있는 모습을 처음 봤다.
"형."
"많이 좋아하나 보다."
도진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응."
"진짜 많이 좋아해."
그리고 그 말은,
훗날 도훈의 마음을 가장 아프게 만들 운명의 시작이 될 줄은,
형제 누구도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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