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서툰 고백

두 번째 우연

byHelia

그는 아직 몰랐다.

그곳에서 다시 만나게 될 사람이,

자신의 첫사랑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그 사랑이,

세 사람의 인생을 완전히 바꾸게 될 것이라는 것도.


---

다음 날.

수업 종료를 알리는 종이 울리자 도진은 누구보다 먼저 가방을 챙겼다.

"야, 한도진."

뒤에서 친구가 불렀다.

"오늘 PC방 안 가?"

도진은 가방을 메며 고개를 저었다.

"오늘은 안 가."

"왜?"

"학원."

친구는 귀를 의심한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 뭐?"

"네가 학원을 다녀?"

"영어학원."

도진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친구는 잠시 도진을 빤히 바라보더니 피식 웃었다.

"웃기고 있네."

"너 영어 공부하는 꼴은 처음 본다."

"사람은 변하기도 해."

"변하긴."

친구는 도진의 얼굴을 유심히 살폈다.

그리고 입꼬리를 슬쩍 올렸다.

"... 여자애 때문이지?"

도진은 피식 웃으며 친구의 어깨를 툭 밀었다.

"무슨 소리야."

"아닌 척하지 마."

"어제 엘리베이터에서 같이 탔던 걔."

"..."

"근데 인정."

"진짜 예쁘긴 하더라."

도진은 끝내 부정하지 못했다.

"... 예쁘긴 했어."

친구는 기다렸다는 듯 웃음을 터뜨렸다.

"역시."

"한도진도 첫눈에 반하는구나."

도진은 괜히 머리를 긁적였다.

"간다."

"그래."

"잘해 봐."

"잘되면 밥 사."

"꿈 깨."

도진은 손을 흔들며 교문을 나섰다.


---

영어학원이 있는 건물.

도진은 잠시 간판을 올려다봤다.

드림영어학원.

어제 그 여학생이 들어갔던 곳.

괜히 심장이 조금 빨리 뛰었다.

'진짜 등록하는 거네.'

유리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서자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얼굴을 스쳤다.

퇴근 시간과 학원 시간이 겹쳐 건물 안은 제법 북적였다.

도진은 엘리베이터 앞에 섰다.

잠시 후.

띵.

문이 열리자 사람들이 우르르 내렸다.

도진은 안으로 들어가 7층 버튼을 눌렀다.

문이 천천히 닫히기 시작했다.

그 순간이었다.

"잠시만요!"

익숙한 목소리가 복도 끝에서 들려왔다.

도진은 반사적으로 열림 버튼을 눌렀다.

닫히던 문이 다시 열렸다.

숨을 헐떡이며 뛰어온 여학생.

어제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쳤던 바로 그 사람이었다.

"감사합니다."

서하는 숨을 고르며 안으로 들어왔다.

그러다 도진을 발견하곤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 어?"

도진도 멋쩍게 웃었다.

"안녕하세요."

서하는 금세 웃으며 말했다.

"나 기억하는구나?"

"그럼요."

"어제도 봤잖아요."

"그러네."

"벌써 두 번째네."

도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서하가 먼저 말을 이었다.

"넌 여기 학원 다녀?"

도진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오늘 등록하러 왔어."

"아."

서하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난 여기 다닌 지 1년 정도 됐어."

"그래?"

"응."

"선생님도 좋고 수업도 괜찮아."

도진은 안도한 표정을 지었다.

"다행이네."

"등록 잘한 것 같아."

서하는 작게 웃었다.

"후회 안 할걸?"

엘리베이터 문이 닫혔다.

두 사람은 나란히 선 채,

같은 7층을 향해 천천히 올라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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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되지 못한 마음을 글로 쌓습니다. 기억과 계절, 감정의 결을 따라 걷는 이야기꾼. 햇살 아래 조용히 피어난 문장을 사랑합니다." 주말은 쉬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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