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을 이해한다는 말 다음에도 비용을 확인할 자리는 남겨 둔다.
“곤란하신 사정은 이해합니다. 비용은 반씩 부담하시죠.” 나는 보관료 협의에서 이 두 문장을 바로 이어 쓰기 전에 멈춘다. 선적 일정이 바뀌어 임시 보관이 길어졌다면 고객도 부담스럽다. 하지만 그 마음을 이해했다는 이유만으로 보관 기간과 실제 청구액을 확인하는 순서까지 건너뛸 수는 없다.
개선 전: ‘곤란하신 사정은 이해합니다. 비용은 반씩 부담하시죠.’
개선 후: ‘예상보다 보관 기간이 늘어 부담이 크시겠습니다. 우선 일정 변경 시점과 보관 기간, 실제 청구액을 함께 확인하고 싶습니다. 확인 후 비용 처리 방안을 제안드리겠습니다. 오늘은 관련 내역을 공유해 주시면 검토하겠습니다.’
첫 문장은 상대가 겪는 부담을 받아준다. 두 번째 문장은 확인해야 할 사실을 정한다. 세 번째 문장은 비용 제안을 다음 단계로 둔다. 공감한 직후 분담 비율을 정하지 않아도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 상대의 사정을 이해하는 것과 특정 금액을 부담하기로 결정하는 것은 각각 설명할 수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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