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대표팀에게 바란 것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감독 홍명보는 댈 핑계가 없다

by조하나


가방을 들고 입장한 사람들



이른 새벽, 인천국제공항에 대한민국 축구 국가 대표팀 감동 홍명보가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입국장을 빠져나갔다. 기자들의 질문은 받지 않았다. 표정은 없었다. 야유가 쏟아졌고 누군가는 욕설을 했지만 그는 당황하지 않았다. 그는 유경험자다. 2014년 브라질에서도 그는 한 번 겪어봤다. 그때는 팬들이 엿을 던졌고, 이번엔 개껌을 던졌다. 100명이 넘는 공권력인 경찰 기동대가 벽을 쳐준 새벽,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차가운 귀국길이었다.



홍명보.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으로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에서 두 번 탈락한, 세계 축구사에 보기 드문 기록의 주인. 48개국 체제에서 32위 안에 들면 되는 대회였는데 한국은 34위로 떨어졌다. 1승 2패. 가장 약체로 평가받던 남아공에 0대1로 졌다. 비기기만 해도 올라가는 경기였다.



나는 그가 사라지는 뒷모습을 보며, 이들처럼 고국으로 돌아갔을 이란 축구 대표팀을 떠올렸다.







지난 3월, 나이지리아와의 평가전. 이란 선수들은 국가 연주 전에 작은 바카라가방을 하나씩 들고 입장했다. 텅 빈 가방이었다.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첫날 무너진 이란 남부의 한 여자초등학교. 그날 학교에는 일고여덟 살에서 열두 살 남짓한 아이들 백칠십여 명이 수업을 듣고 있었고, 최소 175명이 죽었다. 대부분 여자아이들이었다.



트럼프는 처음엔 이란이 한 짓이라고 했다. 100일이 지나서야 G7 정상회의에서 입을 열었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전쟁은 끔찍한 일이다." 나중에 밝혀진 건, 표적을 고른 군 인원이 7년 묵은 위성 영상을 썼다는 것. 그 옆에 학교가 들어선 걸 몰랐다는 것. 그리고 부지를 평가한 사람 중 둘은 그게 학교라는 걸 알고 있었는데, 그 사실이 표적 담당자에게 전달되지 않았다는 것.



이런 나라가 월드컵에 왔다. 그것도 개최국 중 하나인 미국과 전쟁 중인 나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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