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정신'은 2026년에도 유효한가

2026 월드컵, 당신은 어떤 표정으로 시대를 바라보는가

by조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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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6년 8월, 베를린 올림픽 시상대 위의 한 청년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세계에서 가장 빨리 달린 사람이 세계에서 가장 슬픈 얼굴을 하고 있었다. 손기정은 부상으로 받은 월계수 화분을 가슴께로 끌어올려 일장기를 가렸다. 나라를 빼앗긴 사람이 시상대 위에서 할 수 있는 저항의 전부였다. 그 사진에서 일장기를 지워 신문에 실은 동아일보는 9개월 정간을 당했고 기자 여덟 명이 옥에 갇혔다. 지워진 국기 하나의 값어치였다.



90년이 지난 2026년 6월, 마이애미 국제공항. 소말리아 심판 오마르 아르탄은 11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외교관 여권과 유효한 비자, FIFA 공식 서류가 그의 손에 있었다. 2025 아프리카 '최고의 심판'으로 뽑힌 실력 있는 심판이었고, 이제 막 소말리아 최초의 월드컵 심판이 되려던 참이었다. 조사가 끝나자 그는 구금 시설에 들어갔고, 이스탄불행 비행기에 실렸다. 그는 끝내 이유를 듣지 못했다. '내 나라가 문제인 것 같다.' 그가 <뉴욕타임스>에 남긴 말이다.





이란 대표팀은 경기는 미국에서 치르고 잠은 국경을 넘어 멕시코 티후아나에서 잔다. 미국이 이란 팀의 자국 체류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올해 2월, 미국과 이스라엘은 국제법을 어기고 이란을 공습했다. 침공한 나라가 침공당한 나라의 선수들에게 말한다. "경기는 허락하겠다, 그러나 우리 땅에서 잠들 수는 없다." 이라크 선수들은 시카고 공항에서 7시간 억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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