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S? 조울? 뭐든 뒤는 돌아보지 말자
일요일 밤에 잠들기 전에 해피는 자기 방이 무섭다며 내 옆으로 왔습니다.
불안이 운전대를 잡았습니다. 헛구역질, 눈앞 흐려짐, 두통, 하얗게 기억이 없어지는 듯한 (제 보기엔 건망증), 그리고 헛구역질을 한 적이 있다며 챗지피티에게 물어봤더니 이런저런 설명은 거두절미하고 뇌염이 의심될 수도 있다는 말에 눈이 갔다고. 해피는 뇌염이라는 병명에 놀래서 달려왔습니다. 주저리주저리 설명이 붙었지만 그런 설명은 눈에 들어올 리가 만무합니다.
아하, 이런이런 이런 게 청소년들의 챗지피티 부작용이겠구나. 이렇게 읽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들을 나누다가 해피가 턱살이 붙었다기에 냉큼 저는 그래, 맞다. 잘 자야 살이 빠진단다. 하니 그 말에 혹해서 베개를 베고 얼른 눕습니다. 턱살에게 고마운 날도 다 있습니다.
오늘 아침엔 늦잠을 잤는데 코피가 그치질 않는다기에 잠시 앉혀서 쉬었습니다.
등교버스를 그냥 보냈습니다.
몇 교시에 등교할 수 있겠니? 6교시 끝나고 특강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어.
특강을 그냥 금요일로 할 걸 그랬나 봐. 궁시렁 구시렁.
네가 나갈 수 있는 시간을 말하면 그 시간에 맞추어 택시를 잡아주겠다고 했습니다.
소파에 잠시라도 눈을 붙이고 누워 있으라고 했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벌떡 일어나 앉아
눈을 똥그랗게 뜹니다.
왜 그러냐는 듯한 제 눈빛에
갑자기 불안이 올라왔다고 합니다.
마침 자다가 깨서 놀던 기쁨이도 해피에게 집중합니다.
어젯밤부터 누나의 롤플레잉 질문들에
'내가 생각을 좀 해 볼게'하며 적지 않은 도움을 준 기쁨이었습니다.
병명이라는 게 다 무엇일까요?
자연을 거스름이 문제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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