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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해지지 말자

가을을 도둑맞고 | 부모양육태도검사 결과

by하이디김

마음은 들뜨고 날씨는 변덕스럽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가릴 것 없이 죽 끓듯 바뀌는 기후. 여름이 다시 왔나 싶다가 그그 전날은 쌀쌀하다며 옷깃을 여몄습니다. 날씨가 변덕스러워서 마음도 들뜬다고 핑계를 댑니다.


일주일 전에는 부동산 계약 건을 마무리 짓고 왔습니다. 마침표를 하나 찍고 맥도 풀리고, 아이들 감기 후 내 감기 증상 때문에 싱숭생숭하고 마음이 붕 뜹니다. 이제 일상인가? 싶을 때 이젠 내 차례입니다.


이 흐름에 익숙해질 때도 되었건만 가장 예측이 되지 않는 내 차례입니다. 내 시간을 점유하는 대부분의 활동이 나만의 일은 아니기 때문일까요.


해피 중3 마지막 시험은 이번 주로 끝나고 마침 학교 알리미로 신청한 부모양육태도진단검사가 시험 첫날로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산에 폭 파묻혀 있네요. 나오는 길에야 풍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마음의 정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시점에 나의 정신도 점검하는 일정이 잡혀서 참 다행입니다.


감독과 비일관성: 지나침,

지지표현과 합리적 설명: 이상적,

과잉기대, 간섭, 처벌: 다소 미흡


약 5분간 주관적으로 고른 답을 토대로 하였으므로 깔끔하게 양육태도를 반영하진 못할 수도 있습니다하는 상담사 선생님의 안내가 있지만 내 양육태도 가운데 '비일관성'이 '지나침' 영역에 속하고 '과잉기대'가 '미흡함'이라는 것은 되짚어 보아야 합니다.


과호흡이 아니거나 숨만 잘 쉬어도 아이고 아가 대단해 라고 밀하던 버릇을 버리진 못했습니다. 아차차 그덕에 자연스레 과잉기대도 줄었군요. 해피는 스스로 꿈이 많은 아이로 혹여나 그 꿈을 못 이룰까 봐 불안에 젖어드는 경우가 많아서 옆에서 내가 해주는 말은 '먼저 지금 숨 쉬는 것에 집중하자'였고 시험 잘 쳐라는 아니었습니다.


비일관성이 높은 경우 자녀 슬롯성 발달에 가장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고 부모의 성격적 불안정성이 요인인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이런이런. 다 내 탓일세. 상담사님과 결과를 나누면서 열 살 터울진 해피와 기쁨이를 기르며 내 태도가 비일관적인 경우가 많으므로 해피나 기쁨이에게 나쁜 영향이 있을까 걱정해 왔다는 것도 깨닫습니다.


꾸지람이 필요할 때에도 사랑스러워서 슬며시 삐져 나오는 웃음이라던지, 짐짓 굳은 표정을 가장해서 가르침을 전하려 해봐도 기쁨이 눈치는 백 단이고 해피도 다년간 다양한 이유로 비일관적으로 양육한 우리 모습들이 변명처럼 떠오릅니다.


그간의 시간을 담백하게 정리하고 나니 그러면 어머니는 어떤 사람인가요?


명랑함을 인생의 성공 척도로 삼는 나. 이왕 한번 사는 거 좀 잘 살고 싶다는 나. 그런 내 모습을 마지막으로 떠올리며 세션을 마무리했습니다.


따님이 엄마를 닮아서 강하게 과정을 잘 헤쳐나가는 것 같습니다. 해피와 기쁨이 관계는 미리 걱정 마시고 지금 드릴 처방전은 해피와 일대일 데이트입니다.


해피 정신줄이 가느다라지거나 조퇴와 병결이라도 하는 날이 와야지만 우리는 일대일데이트를 했었지요. 먼저 나서서 우리 데이트하자!라고 내가 말한 적이 없었구나. 이마를 탁 칩니다. 이 일정을 앞에 세우는 습관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


무사히 사춘기를 지내고 해피가 자립한다면 나만 빼고 어딜 가냐며 서운할 겨를도 없거니와 기쁨이가 놀이터가자며 쓰는 떼가 줄 것이라고 막연히 그려지는 미래입니다.


이사할 집을 알아봐야 하는데, 초품아를 고집해야 하는가, 학원이나 역과 가까운 곳이 나을까. 여섯 살 기쁨이와 열여섯 살 해피 중에 어느 한 명이 희생당하는 것은 아닌가. 쓸데없이 고민이 깊고 갈대처럼 오락가락했었는데 한결 명쾌해졌습니다.


집도 인생도 어느것하나 내가 정하는 길은 아니었습니다. 여기든 저기든 우리 마음에 이집이다 이동네다 싶은 곳이 적절한 시기에 눈앞에 나타나리라. 예전에 내가 보면 무슨 운명론자 납셨다고 할 정도로 바뀐 내 모습이 낯설지만 이또한 그간 우리 경험이 만든 변화와 지혜니까 받아들입니다.





4월경 도교육청에서 진행한 양육상담 2회기도 매우 적기에 유익한 경험이었어요. 대기자였는데 앞엣분이 취소를 하는 바람에 막차를 탔었고 소중한 나눔이 참 좋았던 것이 기억입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제가 오랜 지인이나 친언니들과 나누는 통화마저 의존이라 지적했던 것인가 하는 부분. 예전에 한 상담사샘도, 치료가 필요한 경우 소설마저 읽지 말라고 자제를 시킨다고 했으니, 마음의 자립이 목표라는 점에서는 지인과 소통마저 박하게 평가할 수도 있는 거겠지요.


교육청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일정이 참 유익합니다.


이번 다가치바카라모임에서 '엄마는 미안하다고 하지마'라는 바카라, 학부모 가이드를 학부모들과 읽고 있습니다. 행동을 바꾸게 하는 바카라입니다. 모임이 진행되기 전에 스르륵 넘겼을 때엔 내 취향이 아니라고 여겼지만 나눔이 이어질수록 함께 읽어야 재미있는 바카라이로구나 합니다.


바카라을 읽다가 학교알리미에서 'AI 스마트 기기 활용한 우리 자녀 자기주도 공부법'이라는 강연을 본 기억이 났습니다. 인근에서 진행되길래 냉큼 신청했습니다.


처음 그 공지를 봤을 때는 6시 이후라서 그냥 가지 말까? 그냥 넘길까? 했는데, 역시 오프라인 일정이 주는 활력소와 깨달음을 육아의 현장으로 가져와야겠습니다. 기쁨이를 데려갈지 해피와 함께 갈지 모르지만 동행을 한 명 더 추가했습니다.


낯선 지역에 같이 강연 갈 친구 엄마들은 없지만 AI와 디지털 기기와 공존하여 기쁨이가 동행해서 의젓하게 잘 듣고 오길 바랍니다.


세살이였던가? 영화관에서 기쁨이만 따로 티니핑인지 무언가를 틀어준 기억이 나는데, 설마 그 강연에서 다른 유튜브를 틀어야 할 최악의 상황은 없겠지요? 뚜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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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돌아보는 글쓰기를 통해 감정에 이름을 지으며 삶을 다시 이야기로 쓰고 있습니다. 끊임없이 질문하고 계속 쓰면서 나를 돌보는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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