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장. 그 손길의 뜻을 알게 되기까지

할아버지에 대해 내가 기억하는 것은 많지 않다. 어머니가 생달걀을 밥에 비벼 할아버지께 떠먹여 드리던 모습이 있다. 그 정도다. 할아버지의 목소리는 아무리 떠올리려 해도 떠오르지 않는다.


그날의 일도 나에게는 무섭지 않았다. 죽음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으니까. 나에게 할아버지는 누워 계신 분이었고, 그분이 내 양말을 잡아당기신 것뿐이었다. 놀라서 뒤로 물러나기는 했지만, 갑작스러워서였지 두려워서는 아니었다.


그 일은 오랫동안 뜻이 붙지 않은 채로 남아 있었다. 나이를 먹는 동안 가끔 떠올랐다.


시간이 한참 지나서야 그 장면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그때 할아버지 옆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그러니 내 발은 누워 계신 분이 손을 뻗으면 닿는 곳에 있었다. 그런데 그 손은 그냥 닿은 것이 아니라, 나를 조금 더 가까이 끌어당기려는 손처럼 느껴진다. 손자를 좀 더 가까이에서 보고 싶으셨던 것처럼.


나중에 들은 이야기가 있다. 할아버지는 중풍을 앓으셔서 몸이 자유롭지 않으셨고, 그래서 애정을 입으로 표현하셨다고 한다. 세게 무는 것이 아니라, 동물이 새끼를 옮길 때처럼 애정을 담아 살짝 무는 것이었다고 했다.


다만 마지막 날 할아버지가 내 양말을 잡아당기신 이유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 여쭤볼 수도 없고, 목소리조차 기억나지 않는다. 그래도 나는 그렇게 느낀다.


다른 생각이 뒤따라왔다. 그때 좀 더 가까이 있어 드릴걸. 죽음이 무엇인지 모르던 아이에게 그 손짓의 뜻을 헤아리라고 할 수는 없다는 것을 안다. 그래도 그 생각이 든다.


지금 생각하면 꺼지기 직전의 촛불이 마지막으로 가까운 쪽으로 기울어지는 모습 같았다. 그날 그 불꽃이 기운 쪽에 내가 있었다.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05화4장. 할아버지가 내 양말을 잡아당기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