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대부분 병원에서 마지막을 맞지만, 내가 어렸을 때는 그렇지 않았다. 집에서 눈을 감는 사람들이 있었고, 장례도 집에서 치렀다. 할아버지도 살던 집에서 마지막을 맞으셨다.
그날 유치원에 다니던 나는 아버지와 함께 할아버지 곁을 지키고 있었다. 어른들 사이에서 아이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나는 할아버지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다. 방 안은 조용했고, 할아버지는 누워 계셨다.
그러다 아버지가 잠깐 자리를 비우셨다. 방에는 할아버지와 나만 남았다.
그때였다. 할아버지가 내 양말을 잡아당기셨다.
나는 깜짝 놀라 뒤로 물러났다. 할아버지는 일어나지도, 말씀하지도 않으셨다. 그냥 누우신 채로 내 양말만 잡아당기고 계셨다. 나는 무슨 일인지 알지 못한 채 그 자리에 굳어 있었다. 왜 양말인지, 무슨 말씀을 하고 싶으신 건지 헤아리기에는 너무 어렸다.
할아버지는 그렇게 돌아가셨다.
그 뒤의 기억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장례를 집에서 치렀다는 것은 알지만, 그 며칠이 어떻게 흘러갔는지는 떠오르지 않는다. 누가 오셨는지, 무엇을 했는지, 나는 어디에 있었는지 모두 비어 있다. 그렇게 큰 일이 있었는데도 그렇다.
그런데 그 장면 하나만은 지금도 남아 있다. 누워 계신 할아버지와, 내 양말을 잡아당기던 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