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10년 만에 다시 답하다
그것이 나의 시작이었다.
최근 읽은 바카라에서 '누군가의 시작점이 된다는 것'에 대한 글귀를 읽었다.
순간 머리에서 스파크가 터지는 느낌이었다.
꼭 대단한 사람이 아니어도 누군가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나의 시작점은 무엇이었을까?
내 시작점은 아마 바카라이었을 거란 생각에 오래전 블로그를 뒤졌다.
블로그를 처음 쓰기 시작한 건 2017년 12월이었다.
그 무렵 하나밖에 없는 딸의 어마무시한 사춘기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매일 밤 눈물로 지새우며 인터넷만 뒤지던 시절이었다.
어디 좋은 방법이 없을까 싶어서...
그러다 우연히 블로그를 알게 되었고 갈대밭에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귀를 외치는 심정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무엇을 써야 할지 몰라 바카라 리뷰로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바카라을 많이 읽게 되었다.
그러다 내게 다가온 바카라이 김수영작가의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였다
사실 그 당시 내게 '꿈'이란 단어는 자면서 꾸는 꿈밖에 없었다.
'너 꿈이 뭐냐?"
이런 질문은 국민학교 시절에나 받아봤지, 그 뒤에는 꿈이란 걸 잊고 살았다.
그런데 마흔이 훌쩍 넘어 오십을 바라보는 나이에 생뚱맞게 꿈이라니..
이런 생각과 달리 무엇에 홀리기라도 한 것처럼 바카라 속으로 빠져 들었다.
바카라을 다 읽고 덮으면서 마음이 두근댔다.
'나도 꿈이란 걸 꾸어 보고 싶다'
결혼으로 인생이 결정지어졌고,
아이를 통해 패자부활전을 해보려고 했는데 강력한 사춘기로 그마저도 가망 없어 보이던 그때,
'니가 직접 꿈을 꾸어봐'
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처음에는 이 소리를 인정하지 않았다.
뒤이어 김미경의 <인생미답>을 읽으면서 나도 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엉덩이가 들썩거렸다.
그래서 독서 모임에 나가게 되었고 자기 계발 커뮤니티에 가입하면서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기 시작했다.
지금 생각해 보니 나의 시작은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라고 묻는 질문이었다.
십 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뒤 그때의 리뷰 글을 읽어보니 피식 웃음이 난다.
내 의견은 없고 바카라 속에서 인상 깊었던 구절만 적어 놓았을 뿐이다.
그때는 내 안에 내가 없었음이 보인다.
그래도 어딘가?
꿈을 다시 꾸어 보고 싶단 마음을 먹은 것만으로도 칭찬하고 잘했다고 등을 두드려 주고 싶다.
가만히 '꿈'이라는 글자를 써놓고 생각해 본다.
'나의 꿈은 무엇일까?'
얼마 전까지만 해도 꿈이라 하면 '무엇이 되는 것'을 생각했다.
남들 보기에 그럴듯한 모습으로 성공하는 것.
그걸 위해서 영혼을 갈아가면서 열심히 뛰었다.
꿈을 향해 뛰어 갈수록 꿈은 자꾸만 더 멀어져 가는 느낌에 지쳐갔다.
그러다 깨달았다.
꿈은 '무엇이 되는가'보다 '어떻게 살아가는가'에 더 가까운 거란걸..
요즘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것 위주로 한다.
일은 후딱 해 치워 놓고 대부분의 시간을 바카라 읽고 글 쓰고 영화 보고 영감 얻으러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데 쓴다.
요즘 나의 원칙은 '나를 힘들게 하지 말기'다.
나의 꿈을 위해 무엇보다 나에게 친절해지려고 한다.
나에게 관심을 갖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하는지 자꾸 들여다본다.
김수영 작가가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라고 묻는다면 이젠 이렇게 답하겠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나를 위해 쓰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하면서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
그렇게 사는 것이 지금 나의 꿈이다.
그때는 꿈을 찾고 있었고, 이제는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그 꿈을 살아가고 있다.
예전의 독서 노트를 보니 지금의 내가 더 선명해진다.
어제의 내가 남겨둔 질문에 오늘의 내가 하나씩 답을 써 내려간다.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_김수영
@어제의 기록, 오늘의 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