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미생을 사는 나에게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데 출발점이 되어준 한 권의 바카라이 있다.
<김미경의 인생미답>
1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지금 다시 이 바카라을 읽자니 감회가 남다르다.
지금도 그때 바카라을 읽으며 설렘과 두려움이 교차하던 순간이 어제 일처럼 다가온다.
이 바카라을 쓸 당시 저자 김미경 강사의 나이는 53세였다.
이젠 저자는 60대 중반이 되었고, 이 바카라을 읽으며 힘겹게 첫발을 떼던 나 역시 60을 코앞에 두고 있다.
10년의 세월 동안 우리는 어떻게 변했을까?
2026년 지금, 나는 10년 전 힘겹게 걸음마를 떼던 아이가 아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다시 읽는 <인생미답>은 예전의 그 바카라이 아니다.
어제의 독서 노트를 펼치는 건 내 안의 여린 속살을 만나는 일이다.
그 시절의 나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시간을 갖는다.
#연달아 터지는 사건 속에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휘청대던 나에게 '인생의 사건은 해석하기 나름'이라는 말은 큰 힘이 되었다.
이제까지와는 다른 시선으로 내 주변 상황을 바라보는 전환점이 되었다.
#내가 매일 되뇌어야 하는 말 "나는 참 괜찮은 사람이다"
-사는 게 힘들 때면 하늘 한번 쳐다보고 내 속에 있는 나에게 말해주자
"너는 참 괜찮은 사람이야"
자존감이 한없이 떨어져 지하로 내려가던 때, 이 말을 매일 마법의 주문처럼 되뇌었다.
#언젠가 아이가 컸을 때 "고생했어요. 엄마 나를 키워주느라고"이렇게
엄마 등을 어루만질 수 있는 아이로 키워야 한다.
-그러려면 사춘기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는 지금 이 순간 엄마인
내가 중심을 잡고 바른 모습으로 먼저 걸어가야 아이도 나를 따라서
터널을 무사히 빠져나온다
이 구절을 읽는데 나도 모르게 눈가가 촉촉해진다.
방에서 나오지 않고 있는 아이.
등교 거부로 출석 일수를 채우지 못한 채 학기가 지나갈 때, 유급이 될 지 모른다는 위기감에 속이 타 들어갔다.
유급 그 다음은 자퇴..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날 깜냥이 안되는 아이에게 엄마인 내가 해 줄 수 있는 게 없었다.
어디에도 이야기할 곳이 없어 가슴이 답답했고, 매일같이 눈물을 흘리던 때 내게 말을 걸어오던 이 구절.
엄마가 딸을 위해, 그리고 나 자신을 위해 새로운 문을 열어보자고 마음먹던 순간이었다.
10년의 세월이 흐른 뒤 다시 만난 <인생미답>은 경기 결과를 알고 다시 보는 스포츠 경기 같다.
그 때는 천길 낭떠러지 벼랑길에 서 있었지만 지금 우리는 각자의 길에 발을 딛고 서 있다.
딸은 스스로 방 문을 열고 나와 대학에 진학했고 지금은 편입시험을 준비중.
엄마인 나는 시니어컬러링북 사업가에 작가가 되었다.
지금까지 걸어온 나에게 잘했다고 칭찬해 주고, 앞으로 가야 할 길을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된다.
인생은 미답이다.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이기에 어떻게 걸어갈지는 내 몫이다.
10년 전에는 가보지 않았기에 무섭고 두렵기만 했지만,
지금은 가보지 않았기에 설렌다.
무슨 일이 펼쳐질까 상상의 나래를 펴며 다시 신발 끈을 동여맨다.
10년 동안 늙고 기운은 좀 빠졌지만, 좋아진 것도 있다.
이제야 나를 좀 더 알게 되었다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잘하는 것.
내가 살고 싶은 세상.
그때는 남들을 쳐다보느라 나 자신을 볼 여유가 없었는데 지금은 나와 대화하는 게 무엇보다 큰 기쁨이다.
이런 기쁨을 알기에 앞으로의 길은 좀 더 신날 것 같다.
10년 전에 <김미경의 인생미답>을 읽었던 나는, 이젠 작가 유지윤의 <인생미답 2>를 써 내려갈 차례다.
@김미경의 인생미답
@어제의 기록, 오늘의 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