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AfD의 강세는 단순한 극우 현상이 아니라고?

히틀러의 망령은 무능한 정치판에서 다시 나타나는 법이다

byFrancis Lee

독일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을 단순히 ‘극우의 부상’이라고 설명하는 것은 너무 쉽다. 더구나 극우정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을 경제적으로 불만이 많은 사람, 이민자를 싫어하는 사람, 슬롯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규정하는 것은 문제의 원인을 유권자에게 돌리는 편리한 설명일 뿐이다.


지금 독일 작센안할트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오히려 기존 정치가 얼마나 심각하게 신뢰를 잃었을 때 극단적인 정치세력이 성장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에 가깝다.


9월 6일 치러지는 작센안할트 주의회 선거를 앞두고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무려 41~42%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9월 3일 발표된 Forschungsgruppe Wahlen의 조사에서는 AfD가 41%, 기민당(CDU)이 23%였다. 같은 날 발표된 Infratest dimap 조사에서는 AfD 42%, CDU 22%였다. 불과 5년 전 선거에서 AfD가 얻었던 20.8%와 비교하면 사실상 지지율이 두 배로 뛰어오른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AfD가 단순히 항의표를 얻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제 AfD가 실제로 주정부를 운영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유권자가 상당수 등장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선거는 독일에서 AfD가 처음으로 한 주의 정부를 장악할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선거가 되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가 직접 선거전에 뛰어든 이유도 여기에 있다. 메르츠는 AfD가 주정부를 이끌 경우 국제 투자자들이 작센안할트를 외면할 수 있으며, 그렇게 되면 지역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AfD가 유럽연합과 단일시장, 솅겐체제에서 이탈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경우 대규모 투자사업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는 메르츠에게 한 가지 질문을 던져야 한다.


AfD가 왜 40%가 넘는 지지를 받고 있는가?


‘AfD가 집권하면 경제가 나빠진다’는 경고는 결과에 대한 설명이지 원인에 대한 설명이 아니다.

문제의 핵심은 AfD가 왜 독일 유권자들에게 그토록 매력적인 정치적 선택지가 되었느냐는 것이다.

그리고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단순히 경제적 불만이나 혐오문화에서 찾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


정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면 경제적 불만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극우정당으로 이동하는 것은 아니다. 이민 문제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극우정당을 선택하는 것도 아니다. 슬롯가 불안하다고 해서 반드시 권위주의 정치가 등장하는 것도 아니다.

그 사이에 반드시 하나의 중요한 변수가 존재한다. 기존 정치가 그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인식이다.

정치가 국민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고, 정당들이 서로 싸우느라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하고, 정부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며, 정치인들이 바카라임을 서로에게 떠넘기기 시작하면 유권자는 기존 정치의 틀 밖에서 답을 찾기 시작한다.


바로 그때 극단주의 정치세력이 등장한다.

이 점에서 히틀러의 집권 과정은 오늘날 독일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사적 사례다.


히틀러가 처음부터 독일 국민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던 것은 아니다. 1928년 총선에서 나치당의 득표율은 고작 2.6%였다. 경제와 정치가 비교적 안정되어 있던 시기에는 나치의 극단적인 민족주의와 반유대주의, 반민주주의가 대중적인 정치적 선택지가 되지 못했다.


상황이 바뀐 것은 1929년 대공황 이후였다.


그러나 여기서도 단순한 경제결정론에 빠져서는 안 된다.

대공황이 독일을 강타하면서 실업과 빈곤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경제위기만으로 히틀러가 집권한 것은 아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경제위기가 기존 정치의 무능과 결합했다는 사실이었다.

1930년 사민당 출신 헤르만 뮐러 정부가 붕괴했고, 이후 바이마르 공화국은 의회 다수에 기반하지 않은 대통령 내각에 의존하기 시작했다. 의회에서 정당들은 경제위기에 대한 해법을 놓고 합의하지 못했다. 대통령 힌덴부르크와 정부는 헌법 제48조의 비상권한을 이용해 의회를 우회하는 통치를 반복했다.

그 결과 민주주의 제도 자체가 국민들에게 무능하고 비효율적인 것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바로 이 틈을 나치가 파고들었다.


1930년 총선에서 나치는 18%를 얻어 단숨에 제2당으로 올라섰다. 1932년 7월에는 37%를 얻어 독일 의회 최대 정당이 되었다. 그러나 같은 해 11월 선거에서는 33%로 오히려 득표율이 떨어졌다.


나치의 승리가 이미 예정되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불과 몇 달 뒤 히틀러는 총리가 되었다.


여기서 역사가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가장 중요한 교훈이 나온다.


히틀러는 독일 국민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정권을 장악한 것이 아니다. 기존 정치 엘리트의 무능과 정치적 거래, 그리고 잘못된 판단을 통해 권력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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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오래 살면서 종교와 여행과 문화 탐방에 관심을 기울인 결과 지식으로 농사를 짓게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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