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19일

직선의 시간 안에서

by새벽숲

정신의학과에 가는 길 좀 더 늘어지게 자고 싶어서 진료시간을 30분 남겨두고 전화해서 시간을 늦추고 서서히 일어나 씻는다. 버스를 타면 늦는다. 내가 좋아하는 팥만쥬 3개 값을 저당 잡히고 택시를 부른다. 나들이 가는 것도 아니면서 느긋한 택시기사의 운전실력에 화가 나지 않는 자신을 보며 대견해하고, 우울감이 사라진 일상이 신기하지만 어쩐지 정신과에 간다는 것 자체가 서글퍼져 오는 오늘이다. 난 정상이 아니다. 그렇지 난 아프지. 난 정상이 아니지… 그렇게 중얼거린다. 눈이 더 안 좋아진 거 같아요라고 하니 의사 선생님이 안과에 가보라 고했다. 약 부작용은 아닐 거라는 거다. 우울증 약을 줄인 상태로 유지할지 나에게 묻는다. 그러자고 했다. 잠을 잘 못 잔다. 4시간에 한 번은 깨는 것 같다고 하니 자기도 그런다고…. 곧바로 잘 잠들면 그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정상이냐고 물어본 나의 물음이 머쓱해지는 순간이다. 수면보조제는 필요 없다고 하는 걸 깜빡해서 저녁약도 받아버렸다. 약봉지가 가득 찼다. 난 환자이다. 그럼에도 잘도 살아가고 있으니 감사할 일뿐이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새벽숲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그냥 평범하게 살고 싶다가도 세상을 구하고 싶다가도 그럽니다. 조울증을 겪고 있습니다.

58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14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125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