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대한 시각을 단순하게 해 준 ‘서울시립미술관’
강렬한 힘이 느껴지는 색채 사용과
단순하게 표현된 산의 형상에서도 웅장함이 느껴졌고
더 심플해진 수평선 같은 라인이 평온하게 느껴지네
한동안 집 밖을 나서는 일이 버거웠다.
짓누르는 폭염도, 바깥의 사람들과 부딪치는 에너지도 피하고만 싶었다.
그렇지만 더 깊이 동굴로 들어가지 말고, 나를 기쁘게 하는 것들을 하나씩 채집해 보자.
그렇게 시립미술관에서 열린 유영국 회고전을 보러 갔다.
그림을 잘 몰라도 괜찮았다.
작품을 하나씩 따라가다 보니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점점 단순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그림 앞에 오래 머물수록 정답을 찾기보다 내 안에서 새로운 생각들이 피어났다.
‘아, 사람들이 이래서 전시를 보러 오는구나.’
오랜만이었다.
무언가를 얻으려고 애쓰지 않았는데도 마음 한편이 채워지고, 내 안의 에너지가 조금씩 차오르는 느낌.
그날 나는 전시만 본 것이 아니라,
나를 충전시키는 방법 하나를 새롭게 발견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무엇을 원하는지조차 선명하지 않은 날에는
거창한 답을 찾으려 하기보다, 가보지 않은 좋은 곳 하나를 나에게 보여주기로 해야겠다는 발견
그곳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장면을 만나고,
작은 기쁨 하나를 발견하고,
그 기쁨을 마음에 담아 돌아오는 것.
그렇게 모은 작은 기쁨들이
어쩌면 다시 살아갈 힘이 되어줄지 모르니까.
앞으로 나의 ‘기쁨 채집’은 어떤 모습으로 채워질까.
일단은 하나씩, 천천히 채집해 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