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에게 상처를 남기기보다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이 되기를...
사춘기.
언젠가는 찾아올 거라 생각했지만
막상 현실이 되고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어렵다.
어릴 때는
무엇이 속상한지,
왜 화가 났는지,
조금만 들여다보면
네 마음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엄마가 건네는 말 한마디에
너는 예민하게 반응하고,
너의 무심한 대답 하나에
엄마도 서운해진다.
분명 서로를 아끼는 마음은 같은데
왜 자꾸만 말이 어긋나는 걸까.
엄마는 너를 걱정해서 하는 말인데
너에게는 잔소리가 되고,
너는 그저 혼자 있고 싶은 것뿐인데
엄마에게는 마음의 문을 닫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를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하면서도
어쩌면 서로의 마음을
가장 많이 오해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요즘 엄마는
네가 화를 내는 순간보다
그렇게 화를 낼 수밖에 없었던
네 마음이 더 궁금해졌다.
학교에서 어떤 하루를 보냈는지,
무엇이 너를 지치게 했는지,
엄마에게 차마 하지 못한 말은 없는지.
그저 네가 보여주는 행동만 바라보며
그 안에 담긴 마음을
놓치고 있었던 건 아닐까.
물론 엄마도 사람인지라
언제나 너를 이해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몇 번이고 같은 말을 반복하다 보면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하고,
네가 무심코 던진 말에
마음이 아플 때도 있다.
그럴 때면 엄마도 모르게
너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돌려주고 있었던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생각해 보면
사춘기는 너에게도 처음이고
사춘기 아이의 엄마가 되는 것도
나에게는 처음이다.
너는 어른이 되어가는 방법을 배우고,
엄마는
자라나는 너를 대하는 방법을
다시 배우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이제는
조금 다르게 생각해 보려고 한다.
네가 화를 낼 때
왜 그러느냐고 다그치기보다
무엇이 그렇게 힘들었는지
한 번 더 생각해 보고,
네가 혼자 있고 싶어 할 때
엄마를 밀어낸다고 서운해하기보다
너에게도 혼자 마음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해 주려고 한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이해하고
무조건 참겠다는 뜻은 아니다.
엄마의 마음도 소중하고
너의 마음도 소중하니까.
서로에게 해서는 안 되는 말이 있고,
지켜야 할 선도 있다는 것을
우리 함께 배워갔으면 좋겠다.
사춘기가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시간이 아니라
서로의 마음을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는 시간이 되기를.
네가 어떤 사람으로 자라고 있는지
엄마가 알아가는 시간이면서,
너 역시
엄마도 때로는 서툴고
상처받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가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언젠가 이 시간을 돌아보며
그때 우리는 참 많이 부딪혔지만
그만큼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고,
그래서 조금 더 단단한
엄마와 아들이 될 수 있었다고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기를 바란다.
엄마는 네가
무조건 말을 잘 듣는 아이가 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
네 마음을 소중히 여기면서도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그런 어른으로 자라기를 바란다.
그리고 엄마 역시
너를 내 뜻대로 움직이려 하기보다
너라는 한 사람을
온전히 존중할 줄 아는
엄마가 되고 싶다.
시간을 건너,
엄마는 오늘도
너의 마음을 이해하는 법을 배워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