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그리워할 오늘을 너와 함께 걷는다
이번 추석 연휴에는
오랜만에 글램핑을 다녀왔다.
물놀이도 하고,
고기도 구워 먹고,
잠시 일상을 잊은 채
불멍까지 알차게 즐기며 하루를 보냈다.
다음 날에는 카라반으로 자리를 옮겨
또 다른 하루를 함께했다.
사실 우리에게
이런 시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어릴 때부터
여기저기 참 많이도 다녔다.
그런데 엄마는 자꾸만
예전에 너와 함께 갔던 곳을
다시 찾아가게 된다.
어릴 적 함께 걸었던 남이섬.
춘천의 박물관.
그때는 엄마 손을 꼭 잡고
종종걸음으로 따라오던 작은 아이였는데,
이제는 어느새
엄마보다 더 큰 네가
내 옆을 걷고 있다.
같은 장소인데도
너와 다시 찾으면 참 이상하다.
지금의 너를 바라보다가도
문득 그곳 어딘가에서
어린 너를 마주하는 것만 같다.
엄마 손을 잡고 걷던 너.
신기한 것을 발견하면
엄마부터 불러 세우던 너.
조금만 힘들어도
업어달라며 두 팔을 벌리던 너.
그때는 그 시간이
이렇게 빨리 지나갈 줄 몰랐다.
매일 함께할 수 있을 것 같았고,
언제까지나 내 손을 잡고 걸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아이와 함께할 수 있는 모든 순간에는
끝이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끝이 있기 때문에
평범했던 하루조차
시간이 지나면 참 소중한 기억이 된다는 것을.
이번 여행에서도 그랬다.
물놀이를 하고,
함께 고기를 구워 먹고,
불 앞에 가만히 앉아
타닥타닥 장작 타는 소리를 듣던 시간.
카라반에서 함께 웃으며
하루를 보내던 순간까지.
지금은 그저
우리 가족의 평범한 여행 중 하루처럼 느껴지지만,
언젠가 엄마는
이날을 다시 꺼내보고 있을 것 같다.
“그때 우리 같이 갔었는데.”
사진 한 장을 바라보며
오늘의 너를 떠올리고,
지금보다 훨씬 커버린 너에게
그때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엄마는
자꾸만 너와 함께 어디론가 가고 싶은가 보다.
좋은 곳을 많이 보여주고 싶어서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엄마 자신에게
너와 함께했던 시간을
하나라도 더 남겨두고 싶은 마음인지도 모르겠다.
언젠가는
엄마보다 친구와 떠나는 여행이 더 좋아지고,
또 언젠가는
엄마가 모르는 너만의 사람들과
너만의 추억을 만들어가겠지.
그것도 네가 자라는
당연하고 반가운 모습일 것이다.
그러니 아직
우리에게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남아 있을 때,
엄마는 너와
조금 더 많이 걷고 싶다.
조금 더 많이 웃고,
조금 더 많은 곳을 바라보고 싶다.
어린 너와 함께했던 시간이
지금의 엄마에게 소중한 추억이 되었듯,
오늘 우리가 함께 보낸 이 시간도
먼 훗날의 나에게는
분명 다시 한번 돌아가 보고 싶은
그리운 하루가 되어 있을 테니까.
시간을 건너,
엄마는 오늘도
언젠가 그리워할 너와의 시간을 하나 더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