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날

네가 태어난 날, 엄마도 처음 너의 엄마가 되었다

by쏘작가


요즘 너에게
웃을 일이 참 많지 않았다.

학교에 가는 것도,
하루를 보내는 것도
예전처럼 가볍지만은 않아 보였고,

엄마는 그런 너를 바라보며
어떻게 하면 다시 웃게 해 줄 수 있을까
생각하는 날이 많았다.


그런데 그런 너를
오랜만에 미소 짓게 하는 날이 찾아왔다.

바로 너의 생일.


며칠 전부터
생일 이야기를 꺼내는 너를 보며
엄마는 조금 반가웠다.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먹고 싶은지,

평소보다 조금 들뜬 네 모습을 보니
그저 생일을 기다리는 모습인데도
엄마는 괜히 마음이 놓였다.

아직 네가 기다리는 것이 있고,
기대하는 하루가 있다는 게
참 고마웠다.


생각해 보면 생일은 참 신기하다.

누군가에게는
일 년에 한 번 돌아오는 자신의 날이지만,

엄마에게 너의 생일은
조금 다른 의미의 날이다.

네가 세상에 태어난 날이면서

너와 내가
처음으로 연결된 날.

그리고 내가
처음으로 너의 엄마가 된 날이니까.


네가 태어나던 그날에는
지금의 너를 상상하지 못했다.

작았던 네가 자라
엄마와 키가 비슷해지고,

자기 생각이 생기고,
엄마에게 말하지 않는 마음도 생기고,

때로는 방문을 닫고
혼자만의 시간을 필요로 하는
중학생이 될 거라는 것도 몰랐다.


그저 건강하게 자라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많이 웃었으면 좋겠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았으면 좋겠다고.

그때 엄마가 바라던 것은
참 단순했던 것 같다.


그런데 아이를 키우다 보니 알게 된다.

한 사람이 자란다는 건
좋은 날만 차곡차곡 쌓이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웃는 날도 있고,
울고 싶은 날도 있고,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 앞에서
주저앉고 싶은 날도 있다는 것을.

그리고 지금 너는
그중 조금 힘든 시간을 지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인지
이번 생일의 네 미소가
엄마에게는 유난히 오래 남는다.

크게 특별한 일이 없어도 괜찮았다.

네가 웃고,
무언가를 기대하고,

오늘만큼은
조금 행복해 보인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아마 앞으로도
너의 생일은 계속 돌아오겠지.

열다섯의 생일,
스무 살의 생일,
서른 살의 생일.

그때가 되면
지금처럼 엄마와 함께 보내지 않는 생일도 많아질 것이다.

친구들과 보내기도 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보내기도 하고,

언젠가는 엄마가 모르는 곳에서
너만의 생일을 보내는 날도 오겠지.


그래도 엄마에게는
매년 오늘이 같은 의미로 남을 것 같다.

너의 생일이면서,
너와 나의 날.


네가 처음 세상에 온 날.

그리고 엄마의 삶에
'너'라는 사람이 처음 들어온 날.


요즘 조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너에게
엄마가 생일을 맞아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태어나줘서 고마워.

그리고 지금까지
잘 자라줘서 고마워.


지금 잠시 힘들다고 해서
너의 모든 날이 힘든 것은 아니야.

오늘처럼 웃는 날도
분명 다시 찾아올 거야.

그러니 오늘은
아무 걱정 없이 많이 웃었으면 좋겠다.

오늘은 온전히
너의 날이니까.


그리고 아주 조금은,

너를 만나
엄마가 될 수 있었던

엄마의 날이기도 하니까.


시간을 건너,

엄마는 오늘도
너를 만난 그날을 기억한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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