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DT 일반학의 훈련 (2)

죽일테면 죽여봐라. 나는 절대 죽지 않는다.

by김상욱

오후의 일과는 보통 수영이었다.
바다에 가기 전,보통 수영장에서 수영훈련을 진행했었다. 수영장은 두곳을 왔다갔다 했었는데, SSU 수영장과 UDT 수영장 두 곳을 썻다. 둘중 조금 더 설비가 최신식이었던 곳은 ssu 였지만, 설비와 관계없이 두 곳 모두 더럽게 추웠었다. 본관에 있는 수영장은 물이 정말 차가웠던걸로 기억한다.
목욕탕의 냉탕에서 수영을 한다고 생각하면 편할거같다.
( 다들 한두시간정도의 수영이 끝나면 추워서, 마시라고 준 뜨거운 물을 온몸에 부었던 기억이 난다)

해난 구조대 수영장

보통 수영전에, 우리는 abcd조를 정해서 잘하면 a 못하면 d조로 갔다. 나는 수영을 잘 하지 못해서 D조로 갔는데, 정말 고생했었다. UDT에서 가르쳐주는 방법은 특별한 것은 아니었지만, 굳이 특이한 점을 하나 꼽아보자면 무한 반복이라는 것이었다. 될때까지. 되지않으면 물에서 꺼내주지않는다.

특히, 무조건 해야하는 영법중에 입영이라는 것이 있었다.
물속에서 수영을 하는 것이 아니라, 발차기와 손동작만으로 제자리에 서있는 영법인데, 나는 그것이 정말 안되었다.
항상 수영장의 가장자리에서 수영을 하면서, 입영이 힘들거나 안될때마다 가장자리를 잡아서 얼차려를 받는 나를 보면서 이러다간 UDT에서 떨어질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중에는 정말 죽을 각오를 하고 수영장의 가장자리가 아닌, 정중앙에서 입영을 시작했다. 가장자리와 중앙사이는 거리가 꽤 멀어서 가장자리까지 가서 잡으려고해도 한참걸렸기 때문이다. 내 자신을 어쩔 수없는 상황으로. 벼랑 끝으로 밀어넣었던것이다.
그러다보니, 수영이나 입영 뭐 하나도 할 줄 몰랐던 내가 어느순간 할수있게 되었다(물론, 그래도 a조는 가지 못했지만, 뒤쳐지진 않았다)

수영과 입영이 모두 어느정도 익숙해질때쯤, 우리는 테스트를 보게 되었다.
Pass or fail. 통과하지못하면 UDT는 물건너가는 시험 50m 잠영이었다.
보통의 수영장 레일이 25m인데, 왕복하면 되는 테스트이다. 25m만 물속에서 숨을 참고 가도 힘든데 50m 라니.
나는 테스트를 몇번이고 실패했다. 당시, 테스트를 실패하면 지옥같은 얼차려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서 매번 너무 간절하게 시험을 보았다(정신력이 좋은 동기들은 50m들기절한 상태로 도착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 경우에는 50m를 들어왔음에도 물밖에 머리를 꺼내지 못해 교관이 두 손으로 일으켜세워 양손으로 대차게 뺨을 때리기도 했다. 물론 테스트는 fail . 탈락이었기에 재시험이었다)
결국 나는 그 미션도 통과 했다.
수영장에서의 훈련이 어느정도 적응이 되면, 바다수영을 했는데, 바다 수영도 정말로 추웠다. 보통 2마일 수영을 했는데, 이는 3.7km를 수영으로 가는 셈이다(오리발 착용) 당시 슈트를 입고 수영을 했는데, 오래된 슈트라 구멍이 나있어서, 그 구멍으로 물이 다 들어오다보니, 덜덜 떨면서 수영을 했었다.
지금 이렇게 돌이켜보면, UDT에서는 절반 이상이 추위와의 싸움이었다. 웃기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누군가 못하겠다고, 퇴교한다고 하거나 다른 실수를 하면, 가장 무서운 얼차려는 다른 것이 아닌 물속에 차렷하고 가만히 있는 것이었을 만큼. 슈트를 벗기고, 얼음장과도 같은 물에서 움직이지않고 가만히 있는것은 얼차려가 아니라 고문이었다.

그 힘든 순간을 어떻게 견뎠을까.

처음 UDT에서 훈련을 받을때나, 얼차려를 받을 때는 견디기가 정말 힘들었다. 나는 할 수있을거라는 생각으로, 절대 포기하지않겠다는 자신감과 용기로 이곳에 왔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 자신감과 용기, 그리고 자존감은 떨어져만 갔다. 스스로 퇴교 하는 종을 칠 용기를 낼 수 없어서, 차라리 사고가 나거나 기절하기를 바랬다. 달리기때는 마주오는 버스가 내쪽으로 돌진해서 나를 들이받아줬으면 하고 빌은 적도 있다. 뿐만 아니라 교관들은 우리를 인격적으로도 비난하면서, 우리들의 자존감과 자신감 모든것을 깎았다. 예를 들면, "너네 60기는 역대급으로 못하는 기수이다. 달리기던지, 수영이던지. 동기들의 배려심이라던지 역대 최악의 기수이다" 이런 말을 서슴치않고 했다.
나는 나를 지킬 견고한 정신적 방패 막이가 필요했다.
그냥 무작정 버틸수만은 없었다. 그래서 생각해낸 방법이 있다.

"그들은 나를 싫어하지않는다"
교관들이 우리에게 힘든 시련과 고난을 주는 것은 우리가 싫거나 못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우리를 퇴교시키고 포기하게 만들기 위해 그런것도 아니다. 오히려 교관은 내가 이런 고난에도 불구하고 버티길 바란다. 진짜 UDT를 뽑기위해. 양성하기위해.
거친 풍랑이 훌륭한 선원을 만드는 것처럼.
비록 행동은 거칠지언정, 우리가 버티길 바라고 있다.

이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힘든 얼차려나 훈련은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Ok. 죽여봐라. 나는 절대 죽지 않는다. 죽을거 같으면 교관이 구해준다. 그렇기에 나는 오히려 더 씩씩해질것이다. 그리고 시험에 떨어지는 한이 있어도 나는 결국 붙을 것이며, 시험은 나를 떨어트리기 위한 것이 아니다. 나 이외의 사람들을 떨어트리기 위한 그물인것이다. 나는 어떻게든 바득바득 견뎌낼것이다. 나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포기하지 않는다. 나는 죽는 순간까지 '씩씩'하게 죽을 것이다.

이런 마음가짐이 나를 UDT를 수료할 수있게 해주었고, 테스트에 일순간 실패할지언정 기죽지않게 해주었다.

물론, 이런 마음가짐은 쉽게 가질수 있는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극한에 극한 상황까지 몰려서야 이런 마음을 가지게 되었기에(지금도 나는 힘든 상황에 몰리면 이런 마음을 가진다)

이 바카라을 쓰면서 누군가에게 이렇게하라 저렇게하라 할 의도는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적고싶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물러서지않는 마음.
이 글을 읽고있는 당신이 정말 죽고싶은 상황에 처해져있고, 그 순간 당신이 이 글의 이 부분을 읽고있다면 그것은 바로 하늘이 도와주는 것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나에게 찾아온 시련은 나를 죽이기 위한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만두지 않고, 결국 이 고난을 극복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기회인 것이다.
그러니 어떻게든 버티자.

기죽지 말자.
당신은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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