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미국 오하이오 대학
심리학자 할 아크스와 캐서린 블루머는
학생들에게 한 장의 질문지를 건넸다.
같은 주말에 두 곳으로 떠나는 스키 여행권을
당신은 이미 사 두었다.
하나는 백 달러짜리, 하나는 오십 달러짜리
그런데 오십 달러짜리 여행이 더 즐거울 것 같다면
어디로 가겠느냐
많은 이들이 값을 더 치른 쪽으로 걸어갔다.
더 기쁠 곳을 알면서도
이미 낸 돈이 아까워서
그들은 그것을 매몰비용의 오류라 불렀다.
지나간 값을 지키려
앞으로 올 날들을 내어 주는 마음
오래 들인 시간이 아까워서
식어 버린 찻잔을 두 손으로 감싸 쥐고
다시 따뜻해지길 기다렸다.
십 년의 저녁과
수백 번의 괜찮다는 말
그 모든 것을 버리는 일 같아서
자꾸 문 앞에서 돌아섰다.
하지만 이미 건넨 시간은
어디에 앉아 있어도 돌아오지 않는다.
다만 남은 시간만이
아직 손안에 있었다.
문을 닫는 소리는 생각보다 작았다.
그 뒤에서 오래 닫혀 있던 창이 열리고
내 방으로 바람이 들어왔다.
오늘은 지나간 값을 세는 대신
남은 하루를 어디에 쓸지
나에게 먼저 물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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