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는 언젠가 낫는다.
그것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열이 내리고
기침이 잦아들고
몸은 천천히 원래 리듬을 찾는다.
하지만 마음의 감기는
낫는다는 것을 의심하게 만든다.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
세계보건기구가 우울을
감기에 비유한 것은
가볍다는 뜻이 아니었다.
누구나 걸릴 수 있고
누구나 나을 수 있다는 뜻
회복은 어느 날 갑자기
문을 열고 들어오지 않았다.
그것은 매일 아주 조금씩
창문을 여는 일에 가까웠다.
오늘은 평소보다 조금 더 걸었다.
오늘은 누군가에게 먼저 연락을 했다.
오늘은 저녁을 거르지 않았다.
그런 작은 일들이
눈에 띄지 않게 쌓여서
어느 날 돌아보면
한 뼘쯤 나아져 있었다.
감기가 나을 때
한 번에 낫지 않고
오르락내리락하며 낫듯이
마음도 그랬다.
좋은 날 뒤에
다시 흐린 날이 와도
그것이 되돌아간 것은 아니었다.
회복은 직선이 아니라
천천히 오르는 계단이었다.
그 계단을 하나
천천히 밟아 올라간다.
서두르지 않는다.
감기가 그렇듯
마음도 제 속도로 나으면 되니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