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세기 무렵
중국에서 건너온 화교들이
자신들의 볶음밥을
낯선 군도에 옮겨왔다.
간장과 향신료로 볶던
익숙한 방식이
낯선 섬의 재료들과
서서히 몸을 섞기 시작했다.
고온다습한 이 땅에서
지어놓은 밥은
금세 상하기 일쑤였다.
버리지 않고 살려내려는 마음이
전날의 식은 밥을
다시 기름에 볶아내는
지혜로 이어졌다.
십칠 세기
향신료를 찾아온 네덜란드의 배들이
이 섬에 닻을 내렸다.
정향과 육두구를 실어 나르던
무역로를 따라
고추로 빚은 삼발과
달콤한 케첩 마니스가
이 요리의 살이 되고 피가 되었다.
이슬람의 가르침을 따르는 사람들은
돼지 대신 닭과 해산물을
붉은 밥알 속에 담았다.
중국의 기술과
네덜란드의 무역과
이슬람의 계율이
한 그릇의 볶음밥 안에서
차곡차곡 겹쳐졌다.
나시고렝은
어느 한 사람의 발명이 아니라
이 군도를 스쳐 간
모든 시대와 민족이
함께 볶아낸
가장 인도네시아다운
혼종의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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