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많아져서 눈물이 많아지는 건가
나는 짜증 나게도 눈물이 많다.
누군가는 나를 착하다고 오해할 수도 있다.
아니다 그런 거. 누군가 슬픔을 잘 느낀다고 해서 그 사람의 마음이 여리거나 착하거나 마음씨가 곱다거나 하다고 생각하는 것 자칫 그 사람을 잘못된 범주에 집어넣는 게 될 수도 있다.
나는 슬픈 건 슬퍼서, 아름다운 건 아름다워서, 감동이 되면 마음이 울컥해서, 누군가 울면 따라서 눈물이 나는 편이다.
그냥 눈물이 쉽게 나는 편이다.
사람들이 많은 데서 눈시울이 붉어지는 것은 매우 어색하고 부끄러운 일이다.
눈이 빨개지고 이내 눈물이 차올라 그렁거리고 분위기를 어색하게 만들기 십상이다.
그러면 이내 눈물을 떨어뜨리고 어색한 듯 웃어 보인다. 그다지 편치 않은상황이다.
그러나
난 집에 있으면 아무 때나 운다.
주로 언제 우냐면 쇼츠를 보면서 운다.
인스타그램 유튜브 쇼츠가 알고리즘이 이상하게 된 건지
내 알고리즘을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이거저거 여러 가지 나오는데
설거지 하면서 틀어놓은 핸드폰에 이런저런 쇼츠를 보면서 눈물이 나는데
아무런 방어기제 없이 구슬프게 눈물을 떨굴 자유가 나를 안심하게 한다.
우울증이냐?
그런 줄 알았다.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울증 때문에 그렇게 눈물이 많은 건 아닌 것 같다.
내가 엄청 감수성이 풍부한 것 같은 사람으로 오해할지 모른다.
아니다. 내 아들과 대화할 때 보면 대문자 T 엄마다.
아니 남편과 대화할 때는 T가 돼보려 하지만 앞뒤 없이억울한 F형 눈물이 폭발한다.
남편 앞에서는 갑자기 왜 억울하냐 굳이 부연설명은 하고 싶지 않다.
사람들이 나를 대략 어떠한 이미지로 보는지 느껴진다.
착하고 순하고 여리고 친절하며 둥글둥글한 성격을 가진 보통의 여자이고 학부모인 교회 다니는 사람.
이 정도가 나를 설명하는 이미지일 것 같다.
틀리냐고?
물론 이 또한 아주 날이 둔한 칼로 대충 깍둑 깍둑 잘라 카테고리를 한 느낌이다. 누군가는 좀 더 나에 대해서 잘 알고 좀 더 이해할 수도 있겠지만.
가족들은 나를 아마 다르게 생각할 거다.
남편은 나를 보기를 행동이 그다지 계획적이지 않으며 눈치가 없지만 보기와 다르게 예민하고 생각과 걱정이 많으며 불만이 꽉 차 공기가 빵빵해진 가시복어정도 같이 생각할 것 같다.
첫째는 나를 엄격하고 통제적이며 규칙을 어기면 무자비한 사람이면서 대신 몸이 매우 허약한 엄마로 생각하는것 같다. (최근에 자기를 혼낼때 약을 올리지 말라는 말을 했다. 맹세컨데 난 약을 올리지 않았다)
둘째는 자기를 귀여워하고 엄마는 자기를 제일 좋아할 거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어서 그냥 마냥 자기를 좋아해 주는 엄마라 생각할 것 같다.
이것 또한 내 관점에서 추측하는 거다.
정확하고 예리한 판단 같은 것을 쓰고 싶지도 않고 그냥 내가 생각하는 걸 아무렇게나 적는 것이기 때문에 맞고 틀리고는 중요하지 않다. 그냥 내가 나를 이렇게 보고 나를 다른 이들이 이렇게 볼 것 같구나라는 생각을 내 관점으로 적는 것뿐이다. 아무런 목적이 없는 글이다.
나는 원래 내가 나를 보는 것 그러니까 나 자신에 대한 생각의 비중이 많은 사람이다.
마치 엘리베이터의 거울이 양옆에 있어서 양 거울 그 사이어 서있는 내가 무한히 있는 것처럼 말이다.
자의식 과잉? 이런 걸 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것이 실제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갑자기 막 이런 글을 적어야겠다 정도.
왜 이런 글을 적는가, 자기 전에 어떤 생각이 드는데 그 생각들이 휘발되는 것이 아까웠다. 어쩌면 이렇게 적어두면 나의 생각이 결국에 어디로 흘러 무엇에 이르는지 언제가 보일까 하는 그런 생각도 좀 있을지 모른다.
제목에 적은 슬픔의 힘이라는 것은
사실은 언젠가 내가 만약 긴 이야기를 쓰게 된다면 이야기의 제목으로 쓰고 싶었던 것이다.
아직 내용은 없는 글의 제목이다.
무작위 쇼츠를 보며 별 의미 없는 눈물을 흘리는 나에게 갑자기 슬픔의 힘은 무슨 연관이 있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나의 동기가 웃음이었던 적이 많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 같다.
대신 울면서 울다가 울다가 어쩌다 보니 지금까지 살고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사연이 많은 여자인가 생각이 들기도 하겠지만
원래 인생이 가까이서 보면 비극 멀리서 보면 희극 아닌가.
나는 남들 기준에서 평범해 보이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렇지만
평범함은 까만 우주의 허공 같은 것이고
눈물은 그 공간 속에 떠 있는 별과 같은 것이다.
(행복과 불행은 별의 폭발이나 블랙홀 같은 이벤트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그것들도 우주에서 희귀한것은 아니다)
그러니까 눈물은 꼭 불행의 흔적이 아니다.
삶의 재료 같은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글을 쓰고 올린다는 것은 부담스럽다.
누군가 읽는 다는것은 부담이면서
동시에 쓰고싶게 만드는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쓰는것보다 수정이 더 어렵고
수정때문에 안써지기도했다.
그래서
튀어나오는 대로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 전 든 생각들이 휘발되기 전에
흘린 눈물이 말라서 기억에서 사라지기 전에 말이다.